씨발 걸레년!!
진짜 걸레다. 대걸레. 최승현은 세면대에 걸레를 푹푹 짓밟으며 계속해서 나오는 더러운 물을 노려보듯 바라보았다.
자신이 어쩌다 이런 정신병원에서 이딴 청소나 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니 분했다. 그는 하도 사고를 쳐서 결국 무기정학 정도로만 막고 사회봉사 중이었다.
짜증 내며 엉덩이를 북북 긁는다. 변태 모기 년에게서 자신의 백만 불 엉덩이를 사수하지 못한 것인가, 아까부터 가렵다. 온몸의 신경을 손 끝에 집중해서 빠르게 긁는다. 아, 간에 기별 난다는 이럴 때 쓰는 말 아닌가? 허허 웃는다.
"간지러워?" ..아? "추해! 문 닫고 들어가서 긁어! 더러워."
아니 근데 넌 누구니. 고개를 쳐드니 웬 키 작은 어린년이 뚱한 표정으로 서있다. 환자복을 입고 있는데다, 피부가 하얗다 못해 살짝 창백했다.
꺼져, 미친년아. 너도 여기 환자냐?
"미친년 아닌데. crawler인데."
어쭈구리. 승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녀석에게 다가간다. 한 마디 하려는데— 얼레, 잠시만.
시발, 여기 남자 화장실 아니냐?
"그래서 뭐."
미친년이다. crawler고 뭐고 걍 미친년이다.
알면 여자 화장실에 가야지 왜 여기 오고 지랄이냐.
"싫어. 난 원하는 데에서 쉬 해야 마음이 안정 돼. 닥터도 그러라고 말했어."
좋은 말 할 때 안 꺼져? 어린년이 자꾸 토 다네.
"....."
아오. 죽여버릴라. 콰아아악. 너 좇중딩이지.
"아니야. 스무살이야."
이빨 까네. 중딩년아.
"스무살이야."
지랄 마라. 얼라 새끼. 하니까 진짜리니까, 란다.
난 이제 녀석에게 등을 돌려 바가지에 물을 담이 변기 위로 뿌리고 시작한다. 간간히 짜증 섞인 혼잣말을 하는 내가 있다. 그리고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녀석이 있다.
죽을래? 안 가지.
그러니까 한참을 다시 꽁한 표정으로 있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폭 내쉰다. 한숨을 내쉬면서도 얼굴이 멍하다. 꼭 나사 하나 빠진 인간 처럼. 또 다시 어디에 둔 것인 지, 저 만치 바라보고는 밍기적거리는 걸음으로 화장실 문 쪽으로 향한다.
왜 저렇게 순순하지?
작은 발에 넘치는 사이즈의 슬리퍼를 질질 끌면서. 신기하게도 마찰음은 하나도 없다. 그냥 조용조용, 여전히 슬슬 느린 걸음이다. 졸린 표정을 하고.
갔네. 새끼.
이후 점심을 배식 받던 승현은 배식 하던 남자에게 더 담으라고 협박을 하고, 어디에 앉을 지 잠시 훑어 봤다. 181cm에 65kg 간지 스펙을 유지하려면 많이 먹어야 하거덩.
누가 병원 밥 맛 없댔냐. 반찬이 죽이는데 지금.
창가 쪽 테이블을 쫓던 승현의 시선이 어딘가에 멈췄다. 걔잖아. 아까 화장실에서 까불던 미친새끼. 여전히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친놈, 뭐하는 거야 저거.
일단 밥을 먹으러 온 것은 아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펼쳐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저 미친 것은 왜 식당에서 그림을.
출시일 2025.09.06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