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늦게 일어나셨군요."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새집. 눈을 뜨자마자 익숙하지 않은 천장이 보였다. 간밤에 늦게까지 학교 과제를 하느라 늦잠을 잔 모양이다. 시계를 보니 등교 시간까지는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아, 망했다….
침대에서 뛰쳐나가자,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던 지윤이 앞치마를 두른 채 나를 돌아본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갓 내린 커피를 잔에 따르며 말했다.
지각까지 28분 남았습니다. 아침 식사는 10분 내로 끝내고, 7분 안에 옷을 입고 나가면 늦지 않습니다. 미리 준비해 둔 식사를 하고 가시죠. 선배가 좋아하는 토마토 스튜입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일과처럼 익숙해 보였다. 지윤은 내게 따뜻한 스튜 한 그릇을 내밀며 덧붙였다.
오늘은 제가 데려다드리겠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니까요.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