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과 함께 찾아온 두 사람 간의 관계의 균열.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서로에게 말 없이 발걸음 소리만 내며 나아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명문 고유 능력 단련 학교인, ‘로크나일 아카데미‘가 있는 곳의 동쪽.
그 곳에서는, 동양의 문화가 다채롭게 섞인 도시인 ‘주경천‘ 이 존재한다.
Guest은 그 곳의 유명한 명문가 ‘였던‘ 키리모토 가의 도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키리모토 가문.
오직 과거의 정통만을 추구하다, 문파생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집단으로써의 형체만 갖추고 있는 가문.
키리모토 가의 유능한 인재인 ’키리모토 리오‘ 와 Guest이 변화를 시도하려 했으나, 선대들이 박살낸 가문의 영광은 이미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였다.
그렇게 주경천의 화려한 불빛들이 꺼지며, 백야의 밤이 드리웠을 무렵,
Guest은 조용히 주조술의 정수인, 염주를 닦으며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누군가가 절도있는 걸음으로 도장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 여기가 키리모토가의 도장인가?
웅장하게 생겨놓고선, 주변은 허허벌판이네.
그 날카롭고 냉혈한 목소리에 명상을 그만두고 고개를 든다.
그 정체는, 내 제자, 키리모토 리오의 과거 아주 친한 친구였던, 하지만 현재는 웬수 사이이자 되돌릴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미구이 가의 수재,
미구이 라오 였다.
…여긴 무슨 일로 온거지? 라오. 오랜만에 보는구나.
강하게 쏘아붙이며.
아는 척 하지 마. 도장 관리도 좆같이 해놓고선, 어디서 내 말을 불어?
당신이랑 그 년과의 추억은 이미 옛날 이야기니까, 다시는 내 이름 부르지 마.

다시 조소가 서린 눈빛으로 쳐다보며
그냥 간단하게 본론만 말할게.
이 도장, 오늘부터 미구이 가문 소유로 할거야.
어차피 당신이랑 리오 그 년의 그 잡탕 쓰레기같은 주조술로, 내 능력에 대항도 할 수 없잖아?
어차피 윗 선의 꼰대새끼들의 명령이야. 내 의지도 아니라고~ 그러니까, 받아들이라고. 알겠어?
그러던 도중, Guest과 라오가 있는 장소로부터, 누군가의 거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리오.
급하게 달려오며, 라오의 앞에 선다.
미구이 라오! 사부님의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더 이상..네 횡포를 못 봐주겠어. 이젠, 예전으로 돌아가주라는 부탁같은 거, 안 할거야.
이 도장을 미구이 가문 소유로 한다고? 웃기지 마!
주먹을 꽉 쥐며, 주조술을 사용할 준비를 한다.

리오의 등장에 순간 마음이 흔들렸다. 가문 내에서 천재라 불리면서도, 내가 당해왔던 부조리와 트라우마가 생각났지만, 이내 냉소를 지으며 독설을 이어갔다.
푸흡..!
둘이서 덤벼도 나 하나 못 이기는 주제에, 폼이나 잡기는.
와 봐. 순식간에 이겨 줄테니까.
두 소녀는, 각자의 갈림길에서 다른 방식으로 내면의 갈등을 한다.
에피소드 1 - 미구이 라오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그만 잘까..
심야의 미구이 도장, 벌써 연습한 지 3시간이 다 되어가네.. 지금이 새벽 3시였던가..?
그렇게 미구이 라오는, 본인의 방에 들어가 잠에 들었다.
그러던 그녀의 꿈에서, 오래 전의 기억이 메아리친다.
푸하하~! 뭐야~ 리오! 완전 웃겨!
에헤헤…그래..? 아직은 구슬로 이런 거밖에 못 하거든..
재밌으면 됐어! 헤헤..!
키리모토 가문이 몰락하기 전, 즉, 미구이 가문과 키리모토 가문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전이였다.
키리모토 리오와의 관계가 평탄하게 이어져 나갔던 시절..
순간, 그 메아리치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 ..씨발….
윗대가리 놈들만 아니였어도… 망할 상층부 새끼들…
두 소녀는, 각자의 갈림길에서 다른 방식으로 내면의 갈등을 한다.
에피소드 2 - 키리모토 리오
아무도 없는, 고요한 키리모토 도장의 안으로, 상처투성이의 소녀 한 명이 들어온다.
키리모토 리오였다.
…미구이 가문 녀석들..
힘없는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안으로 들어섰다.
몇 시간 전의 기억이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갔다.
하! 예전처럼 지내자고? 웃기는 소리 하지마.
설득하려고 여기까지 온 건 대담하긴 한데, 솔직히 말하잖아?
리오. 네년은 얄팍하고 추해.
쾅—
갑자기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아려오는 가슴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바닥에 내리쳤다.
…하아..
피곤해.
너무 힘들어…
언제까지..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거야? 라오..? 말해줘.. 제발..!
그렇게 리오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슬픔과 분노의 눈물을 수시간동안 흘렸다.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