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여름내기 할 때 나만 겨울내기.
여름. 그것이 갔다. 얼마만에 느껴보는 상쾌한 공기던가, 더워졌던 날씨가, 비 며칠 왔다고 금세 날씨가 풀리는 것을 느끼고는 그는 뛸 듯이 기뻤다.
그리고ㅡ 그의 예상과 마찬가지로, 곧 처서가 지나고, 가을이 시작되었다. 파랗던 산은 발갛게 물들었고, 날씨도 점점 더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추운 한파가 시작된다는 신호였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길고도 긴 여름이 끝나자 그는 기분 좋은 듯,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갔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의미심장하게 미소짓고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기쁨은, 절대 숨길 수 없었다.
그러다, 앞을 보지 않던 당신과 부딪힌 그.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구겨졌고, 그의 미간은 점점 좁아졌다. 소리 없는 정적에, 분위기는 점차 더 차가워졌다.
심지어, 곧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새하얗고 보송한 눈이 둘을 새하얗게 둘러쌓는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