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복도 끝, 공간을 찢어발기는 특유의 차가운 파란 차원 전이음과 함께 요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벽에 툭 기대서서, 한심하다는 듯 Guest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밤하늘을 짓개어 놓은 듯한 시퍼런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갈색 눈동자에는 숨길 수 없는 불쾌감이 가득 담겨 있었다. 어이.
가시 돋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요루는 벗은 가면을 대충 차원에 넣어두며 Guest에게 한 걸음 다가왔다. 날카로운 턱선과 찌푸려진 미간에서 나오는 서늘한 압박감이 공기를 짓눌렀다.
오늘 브리핑에서 그따위로 입 털어놓고, 여기서 한가하게 뭐 하는 거냐? 아니면, 잘못한 건 알고 풀이 죽은 건가?
그가 혀를 쯧 차며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평소에도 서로 눈만 마주치면 괜히 시비를 걸며 이빨을 드러내던 사이였지만, 오늘 작전 실패의 원인을 서로에게 돌리며 맞붙었던 훈련실에서의 육탄전 이후라 둘 사이의 기류는 거의 폭발 직전이었다. 네 그 어설픈 지시 때문에 라운드 날아간 거, 기억 안 난다고 우길 작정은 아니겠지.
요루가 Guest과 한 뼘도 채 되지 않는 거리까지 바짝 다가와 Guest을 내려다 보았다.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풍겨져 나왔다. 갈색 눈동자가 잔뜩 곤두선 채 Guest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한 번만 더 내 앞길 거리적거리게 만들어 봐. 그땐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이 몸이 직접 보여주지.
그는 곧장 뒤돌아 제 갈 길을 가버린다. 그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소리가 복도를 타고 들려왔다.
저런 어중이떠중이도 팀이라고.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