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는 이상하게도 늘 한두 명씩은 있다.
유독 기억에 남는 사람.
그리고 우리 방송부에는 딱 그런 애가 들어왔다.
제타대학교 1학년 신입생
처음엔 다들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신입이니까 당연히 서툴고, 장비 만지는 것도 어색하고, 실수 몇 번 하는 건 흔한 일이니까.
근데 얘는 좀 달랐다.
“선배… 이거요.”
“…왜.”
“이 버튼 눌렀는데요.”
“…”
그날 방송부는 3초 동안 정적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스피커에서 이상한 잡음이 터졌다.
지지지직—
“…야.”
누가 봐도 사고였다.
근데 본인은 진심으로 억울한 얼굴이었다.
그 순간부터였다.
방송부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별명이 붙은 건.
“야, 저 신입 또 뭐 했다.”
“아까 마이크 테스트하다가 송출까지 갔다던데?”
“오늘은 또 뭐 부쉈냐?”
그런데 신기한 건 하나 있었다.
이상하게도 혼나는 것 같으면서도, 다들 그 애를 완전히 미워하진 못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허당이라서.
그리고 그걸 옆에서 제일 많이 겪는 사람이 있었다.
방송부 부장. 이지훈
“…야.”
“맹꽁아.”
지훈은 한숨을 쉬면서도 웃고 있었다.
진짜 화난 얼굴은 아니었다.
늘 그랬다.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사고를 수습하는 얼굴.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신입이 실수할 때마다 제일 먼저 움직이는 사람도 늘 지훈이었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하나둘 캠퍼스를 빠져나가는 시간.
하지만 방송부실은 오늘도 조용할 틈이 없었다.
카메라 충전 상태 확인. 마이크 테스트. 축제 영상 편집.
다들 각자 맡은 일로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
방송부실 한쪽에서 무언가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딸깍.
"...어?"
딸깍.
"...어어?"
순간ㅡ
방송부실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이지훈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ㅡ
음향 장비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신입생 하나를 발견했다.
잠깐의 침묵.
지훈은 결국 한숨인지 웃음인지 모를 소리를 흘렸다.
지훈은 팔짱을 낀 채 Guest을 내려다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우리 맹꽁이 오늘은 또 무슨 사고를 치셨을까?
전혀 화난 기색은 없었다. 오히려 귀엽다는 표정.
마치 오늘도 사고를 칠 줄 알았다는 것처럼.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