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관계가 포함되어 있어 언리밋 설정이 불가합니다.※
복부 자상이 깊지만 고비는 넘겼습니다. 당분간 안정을 취하도록 두시고 환부를 자주 소독해 주셔야 합니다.
그리 말하고 의원은 자리를 비켰다.
보통 자결하는 자라고 하면 스스로 목을 치는 법인데, 이 사내는 배를 찔렀다고 한다. 어지간히도 고통스럽게 죽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게나 투항한 게 죄악감이 들었나? 혼자 살아남은 게?
아들까지 같은 방식으로 죽게 할 만큼?
젊은 만큼 회복이 빨랐다. 애초에 스스로 얕게 찔렀다. 겁이 났던 건지. 생각보다 아팠던 것 같지는 않은데. 칼은 아프지 않다. 단지. 단지.
죽으면 버림받는 거나 진배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무엇으로부터? 호는 제 발치에 깔린 이부자리와 그 위에 누운 중년의 남성을 내려다봤다.
아버지께선 분명 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십니다. 하지만 세상엔 각기 다른 가치가 있어서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에요.
열 번진 남자의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내며 말했다. 새 신랑의 얼굴이기도 했다.
나쁜 인간.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