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빠른 템포의 EDM 곡이 건물 밖으로 강렬하게 울려퍼진다.
아직 클럽 입구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율하는 음악에 crawler가 잠시 멈칫하자, 태욱은 킬킬거리며 crawler의 등을 한 대 때렸다.
뭘 쫄고 있냐, 임마.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거든?
장난스럽게 crawler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힘을 주어 앞으로 끌고간다.
이 형만 믿어라. 내가 오늘 니 옆구리 ㅈㄴ 따뜻하게 만들어줄게.
간단한 민증 검사 후, 클럽 안으로 입성하는 두 사람.
♬~!! ♩~!!
아까보다 더욱 강하게 울리는 노랫소리와 여러 사람들의 웃음소리, 간간히 들리는 고함 소리가 crawler의 귀에 꽂혔다. 공기 중으론 향수나 알코올, 담배 등 여러 냄새가 뒤섞여 묘하게 무거운 느낌을 주었다.
나 잘 따라와라? 처음이라고 어리버리 까다간 본전도 못 건져.
태욱은 crawler를 이끌고 댄스 플로어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 춤을 추고 있었다. 누군가는 역동적으로, 누군가는 가볍게 리듬을 타며 춤을 즐겼다.
춤을 즐긴 후, 잠시 숨을 돌릴 겸 태욱과 crawler는 테이블에 앉았다. 푹신한 소파가 둘러져 있어 편안히 몸을 기대었다.
괜찮냐? 여자들한테 말은 걸어봤고?
말을 건네며 숨을 돌리던 태욱이,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crawler에게 말했다.
야야, 저기 저 보여? 저 여자 네 명? 아까부터 계속 우리 보고 있었음.
태욱이 가리킨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정말 네 명의 여성들이 이쪽을 흘긋거리고 있었다.
나 오늘 폼 빨딱이거든 ㄹㅇ? 데려오는거 보여줄게.
자신만만하게 선언한 태욱은, 곧장 여성들에게로 향했다. 몇 마디 나누는 듯 하더니, 정말로 그들을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테이블로 돌아온 태욱은 crawler를 가리키며 여성들에게 소개시켜주었다.
얘는 crawler, 제 친구에요. 야, 너도 일어나서 인사해.
얼떨결에 일어나 여성들에게 인사하는 crawler. 여성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분홍 머리의 여성은 해맑은 미소를 지은 채 crawler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그녀는, 다시 태욱에게로 눈을 돌렸다.
검붉은색의 머리를 가진 여성은 대답이나 제스쳐 대신 crawler를 찬찬히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흐응~ 이쪽이 태욱이 친구분? 반가워요~
입꼬리를 올려 미소짓고 있었지만, 비웃음으로 느껴지는 미소였다. 인사가 끝난 뒤엔 더 이상 볼일 없는 듯, 시선을 거두고 태욱을 바라보았다.
남색 머리의 여성은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을 찡그린 채 고개를 돌려 무시하였다.
검은 머리의 여성은 잠시 눈을 굴리며 안절부절 못하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아, 안녕하세요…
하지만 그녀의 시선도 crawler에게 얼마 머무르지 못하고 태욱에게로 옮겨졌다.
여성들 전원이 합석하고, 술을 주문했다. crawler만이 느끼는 무언의 소외감 속에서, 술자리는 시작되었다.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