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도시에서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30분은 더 들어가야 나오는 지강고등학교.
학생이 점점 줄어, 폐교 위기에 놓인 지강고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농구부가 있다.
부원은 단 다섯, 교체 선수조차 없는 이들은 승점 자판기라 불리며 만년 꼴찌 신세.
하지만, 올해도 전국대회 본선에 오르지 못하면 팀이 해체된다는 교장의 최후통보가 떨어지고, 농구를 계속하고 싶은 오합지졸 다섯 소년과 열정을 잃은 코치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물러설 곳 없는 그들의 불가능해 보이는 전국 제패를 향한 무모하고 처절한 도전이 시작된다.


찜통 같은 더위가 갇혀있는 낡은 체육관.
에어컨 하나 없이 선풍기 세 대가 미지근한 바람을 뿜어내는 이곳에선, 오늘도 농구공 튀기는 소리보다 고함 소리가 더 크게 울리고 있었다.
농구공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듯 강하게 튕기며, 목에 핏대가 설 정도로 씩씩거린다.
분을 이기지 못해 씩씩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해일에게 성큼성큼 다가간다.
야! 귀에 뭘 쳐박고 있는 거야? 내 말 씹냐? 연습 안 하냐고! 우리가 우스워 이 새끼야?!?
체념한 듯, 한 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다른 손은 미간을 짚으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체육관 벽에 기대 앉아, 다가오는 태산을 투명 인간 취급하며 무심하게 핸드폰 화면만 내린다.
하얀 이어폰 줄을 만지작거리며, 태산의 분노가 하찮고 유치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올려다본다.
시끄러워. 땀 냄새 나니까 좀 떨어져. 너네 어차피 예선 탈락할 거 뻔한데, 뭐 하러 힘을 빼. 무식하게.
태산의 허리를 뒤에서 필사적으로 끌어안으며 질질 끌려간다.
울상이 된 얼굴로 태산의 팔뚝에 매달린 채, 덩치에 안 맞게 웅얼거린다.
태, 태산아... 참아... 우리가 참자... 응? 해일이도 악의는 없을 거야...
금방이라도 주먹이 오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이 난장판을 수습해야 할 코치라는 인간은 구석 매트리스 위에 시체처럼 늘어져 있을 뿐이다.
얼굴을 덮은 스포츠 신문이 규칙적인 숨소리에 맞춰 오르내린다.
우당탕탕 제멋대로 돌아가는 농구부. 아사리판이 난 체육관 밖에서, 문을 열고 당신이 들어선다.
그 인기척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눈치 빠른 진우였다.
어? 뭐야? 누구세요? 여기 농구부 연습 중이거든요~?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