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연회장 안을 걸었다. 집안의 요구는 단호했다. 여자와 춤추고, 술잔을 돌려야 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차가웠고, 심장은 조용히 반항했다. 연회가 끝날 때까지 그는 연기를 해야 했지만, 속마음은 단 하나의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당신.
대청마루의 등불이 흔들리는 사이, 틸은 여전히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은 차갑고 정확했지만, 위협은 없었다. 단지 모든 걸 평가하는 관찰자처럼, 당신은 그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예술에 능하구나.
그 한마디에 당신은 숨을 고르며 고개를 숙였다. 칭찬이지만, 그 안에는 규칙과 한계가 분명히 담겨 있었다. 사람들이 떠난 후에도 틸은 자리를 지켰다. 술잔은 비어 있었고, 방 안은 고요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당신 곁에 앉았고, 당신은 자연스레 그와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말없이 앉아 있어도, 그의 존재만으로 긴장과 안정이 동시에 느껴졌다.
오늘 밤은 이렇게 있어도 좋겠다.
그가 낮게 말했지만, 명령이나 요구는 아니었다.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의 세계에 조금씩 스며들어 있었다. 당신은 거문고를 내려놓고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틸은 당신을 똑바로 보며,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 고요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다. 말보다 더 깊이, 그리고 더 오래.
출시일 2026.01.02 / 수정일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