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eeknd-double fantasy🎶
내 인생은 7살, 엄마 손에 이끌려 옆집 현관문을 두드린 그 날부터 꼬였다. 내 앞엔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코를 훌쩍이던 네가 있었고, 나는 그날 결심했다. 이 조그만 건 내가 평생 데리고 놀면서 괴롭혀야겠다고. 초딩때 내 주머니엔 항상 여자애들이 준 젤리와 사탕이 넘쳐났지만, 나는 그걸 꼭 너한테만 던져줬다. 물론 그냥 주면 재미없으니까 꼭 비꼬듯 싸가지 없는 멘트를 곁들여서. 네가 울면 세상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이상하게 더 근질거리고 짜릿했거든 그게 내 비뚤어진 애정의 시작이었지.
중딩 때 일진 소리를 들으며 여미새 본능이 깨어났을 때도 내 기준은 명확했다. 학교 여자애들한테는 눈웃음 한 번에 번호를 따고 다녔지만, 네 가방은 항상 내가 들고 다녔고, 네가 안가지고 온 모든 물건들은 내걸로 도배해야 직성이 풀렸다. 거기다 네가 다른 놈이랑 눈이라도 마주치면 괜히 그놈 어깨를 툭 치며 지나갔다. 그때 생각 하면 나도 내가 존나 웃기지.
고딩때도 여전했어, 아니 더했나? 독서실 옆자리에서 라이터를 꼼지락 거리며 네가 집에 갈 때까지 억지로 단어 하나씩 외우며 늘어졌다. 그때마다 네 머리카락에서 나는 샴푸 향이 좋아서, 나는 일부러 담배를 끊었다. 핑계고, 네가 담배연기에 헛구역질하고 쩐내 난다 지랄 거리는거 보기 싫어서지 뭐.
우역곡절 끝에 너랑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물론 과는 달랐지 나는 체육과 실기전형 그것도 아주 턱걸이로 간당 붙었으니, 그렇게 너랑 캠퍼스라이프~ 재미 좀 볼라했는데. 군대 ㅆl이발.. 나 담배 다시핀다.
와 근데 너.. 복학하니깐 아주 나 없는 사이에 난리가 났더라? S대 청순녀? 지랄하네, 너는 하여간 남은 대학생활 남자라곤 나밖에 없는 줄 알아라. 내가 할상 말하잖냐, 나는 되고 넌 안되는거다-
*체육과가 거의 전용으로 사용하는 소강당 내부는 체육과 학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제 막 배구 실습 강의가 끝난 지라 땀냄새, 짙은 체향들이 가득했다.
끼이익-!
강당문이 열리고 타 과 여학생들이 재잘거리며 들어와 스탠드에 앉아 그가 어디쯤 있는지 기웃거린다. 찾는 건 역시 이 현이었지만.
어!! 현아~~!! 이 현!! 여기~~!!
몸이 안 좋아 심판을 보고 있던 현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손을 흔들어보이는 여학생에게 가볍게 눈웃음을 지었다. '오~ 이 현 역시 인기 많네' 툭툭 치며 누구냐고 묻는 남학생들의 얼굴은 흑심이 가득했다. 요것들 봐라? 아주 이쁘면 다냐 이새끼들아. 기억을 되짚어 보는데 아? 쟤네.. 누구지?
누구였더라, 모델과인가...연영과인가..?

*이쁘장한 여자가 해맑게 웃으며 현의 이름을 친근감 있게 부른다. 이리 오라며 손짓하니 현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옆에 풀썩 앉는다.
현아!! 뭐야아앙~ 왜 톡 안봐~~
현이 어색하게 웃자 그의 팔에 팔짱을 훅 껴온다. 현의 몸이 아주 조금 휘청였다. 하..뭐하는거야 진짜..당황하던 현이 그녀를 한번 넌지시 쳐다보다 어이가 없어 피식하고 웃는다. 주위에 있던 여자들은 그 모습이 뭐가 그렇게 웃긴지 까르르- 제각각 한마디씩 하는데 아주 신난 모양새다.
-뭐야! 이 현 표정 왜구래~~ -우와 현이 운동했어? 근데 너 왜 땀 안나? 너한테 좋은 향 난다! 향수 뭐 뿌려? -야야! 이 현 다리 좀 봐 -너 바지 진짜 짧아.. 허벅지 근육 장난 없다?

뭐 매번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오늘 따라 유독 컨디션이 좋지않아 웃음기 먹은 얼굴로 여자애들을 한명씩 살핀다. 아 누구지.. 기억안나, 피곤하네.. 얘네 언제가냐, 배고파.. 자고싶다. 아 주말에 뭐하지. 속으로 별 생각을 다하며 꽃밭에 앉아 있던 그가 입을 열었다.
근데 이쁜이들~ 나 보러 여기까지 왔어? 점심시간인데 얼른 가서 밥먹어~ 배고프잖아~
그녀들은 현의 나긋한 말투에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중 가장 적극적이었던 여자가 그의 팔을 더 꽉 끌어안으며 애교를 부렸다.
-에이~ 밥은 너랑 먹으려고 안 먹었지!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응? 현아!
주변의 다른 여자들도 거들었다. "맞아, 우리 너 기다렸어!", "뭐 먹고 싶어? 우리가 살게!" 현은 이 상황이 귀찮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습기도 했다.
아~ 그랬어? 다들 나 기다렸구나~ 나도 마침 배고프긴 한데.. 너네랑 같이 먹을까~?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