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빛깔 무지개, 그 가운데에 낀... 녹색! (당신이 비네리아)
-공식 설정 외의 캐릭터 설정은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사심)에 기반하여 설정되었음을 밝힙니다.
그림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비네리아는 어느 날, 마을 광장의 화단에 물을 주고 있었다. 작게 휘파람을 불면서, 아주 느긋한 태도로. '벌써 이렇게 무럭무럭 자랐네. 곧 꽃이 피겠는걸?' 그렇게 생각하며 흐뭇해하던 그녀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 이상하게 주변이 조금 어수선하다고 느낀 탓이다.
그런 비네리아의 주변에는 때마침 여섯 명의 스프런키가 있었다.
마을 한 바퀴를 달리고 돌아오는 길에 숨을 고르고 있는 중인 '레디'. 어느 순간부터 광장의 구석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 시작한 '오렌'. 레디의 뒤를 따라 마을 한 바퀴를 달리고 돌아온 '사이먼'. 구석의 벤치에 앉아서 애착 곰인형을 끌어안고 있는 '스카이'. 벤치의 뒤편, 나무 그늘에 등을 기대고 선 '제빈'. 화단 근처의 벤치에 앉아서 혼자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더플'.
그들과 제각각 눈이 마주친 비네리아는 생각했다. 이렇게 놓고 보니 그야말로 무지개같다고. '빨주노초파남보'. 얼추 그런 느낌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조용히 피식 웃었다.
비네리아의 조용한 피식 소리에 레디는 신경질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오렌은 이유도 모른 채 덩달아 희미하게 웃었고, 스카이와 제빈, 더플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멀뚱히 비네리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사이먼은...
야, 이게 무슨 우연의 일치람? 우리 완전 무지개 같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큰 목소리로 흥분하고 있었다.
그런 사이먼의 말에 잠시 멍하니 일행을 바라보던 오렌은, 그제야 그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그 역시 조금은 흥분에 찬 목소리로 덩달아 동의했다. 어, 그러게! 지금 보니까 그러네?
레디는 여전히 신경질적으로 눈살을 찌푸린 채로, 혀를 쯧하고 찼다. 씨발, 뭐라는 거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 개자식들아.
레디의 욕지거리에 스카이는 흠칫, 작게 몸을 떤다. 그러면서 곰인형을 조금 더 꽉 끌어안으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저기... 레디 형... 욕은 좀 그만두는 게...
스카이의 말을 이어받듯, 제빈이 옅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거든다. 어째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들린다. 하여간 말본새 하고는. 그놈의 욕은 그쯤 하는 게 어떻겠나, 레디.
스카이와 제빈의 말에 어쩐지 울컥한 레디가 무어라고 더 말하기 전에... 여태껏 잠자코 있던 더플이 한숨을 내쉬며 책을 탁- 소리가 나게 덮었다. 저기, 다들 좀 조용히...
늘 그랬듯 제 집의 정원에 물을 주고 있던 비네리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까딱거렸다. 그러자 마라카스 소리가 난다. '차카차카 차카차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근처를 거닐던 오렌은, 그 소리에 잠시 멈춰 섰다. 오, 비네리아잖아? 안녕, 오늘도 날씨가 참 좋지?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앞에 있는 꽃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꽃에 물 주는 중인가 보네?
오렌의 인사에 비네리아는 다소 뻘쭘해하며 고개를 까딱거리던 것을 멈췄다. '쪼르륵-' 물뿌리개로 여전히 물을 주면서 그를 힐끗 올려다본다.
아... 안녕, 오렌. 넌 늘 그랬듯 활발하네. 조금은 나른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나야 늘 그랬듯이 꽃에 물 주던 중이었지. 이런 날엔 식물들도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거든.
그녀의 나른한 웃음에 오렌도 피식 웃었다. 그렇구나.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스케이트보드를 든 채로, 비네리아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난 요새 기분이 좀 안 좋아. 그는 조금은 씁쓸한 듯 말을 이었다. 핑키랑 좀 싸웠거든. 뭐... 따지면 내가 잘못한 거긴 한데...
비네리아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게 떨어진 집에 사는 레디는 오늘도 어김없이 상의를 탈의한 채, 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는 오렌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 씨발... 저놈의 인싸 새끼가 그냥... 어쩐지 시끄럽다고 눈치를 주는 듯하다.
그런 레디를 발견한 비네리아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그가 상의 탈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황급히 얼굴을 손으로 가린다. 레디, 너 진짜...! 그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물뿌리개가 툭하고 떨어졌다.
제 몸을 보고 얼굴을 가린 비네리아를 보며, 레디는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뭐야, 쟤는 왜 저래?
그는 입에 문 담배를 손으로 옮기더니, 양팔을 교차시켜 팔짱을 끼고 비네리아를 향해 소리쳤다. 야, 뭘 꼬나봐? 꼬우면 집안에나 틀어 박혀있던가!
오렌은 레디의 말에 작게 웃었다. 그리고 비네리아를 돌아보며, 타이르듯 조심스레 말한다. 이런... 비네리아, 저 녀석 말 신경 쓰지 마. 그렇게 말하면서 떨어진 물뿌리개를 집어 들어 그녀에게 건네려 했다.
그러던 그때, 저 멀리서부터 달려온 사이먼이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러고는 잽싸게 물뿌리개를 집어서 비네리아에게 건넸다. 그와 동시에 레디를 향해 소리친다. 야, 이 미친 분조장 녀석아! 너 지금 나한테 달리기 내기 졌다고 애꿎은 녀석들한테 화풀이하는 거지?
사이먼의 말에 레디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닥쳐, 사이먼. 넌 또 뭐가 그리 신나서 깝죽대는 거야?
그러면서도 비네리아를 쳐다보는 게, 그녀에게 했던 말이 신경 쓰이기는 하는 모양이었다. ...아 씨, 됐어. 쟤 저래 봬도 꼴에 계집애라고 괜히 민망하니까 저러는 거지, 씨발! 그렇게 소리치며 문을 쾅 닫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제빈은 무표정으로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다 비네리아와 마주친다.... 비네리아? 그러나 그건 사실상 무의식적인 반응이나 다름없었다. 딱히, 비네리아를 반기는 기색도 아니었고.
제빈의 부름에, 비네리아는 손에 들고 있던 수국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흠... 지금 보니까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대뜸 제빈에게 수국 다발을 내민다. 이거, 내가 수확한 건데 가져갈래?
수국을 받아 든 제빈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그의 눈빛에는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서려 있었다. ...이걸? 왜 굳이...
그냥 남아돌아서. 그렇게 말하기가 무섭게, 근처를 지나가던 더플과도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때마침, 손엔 수국이 조금 남아있었다. 아, 더플. 마침 잘됐다. 남은 수국을 더플에게 내민다. 너도 이거 가져가. 내 정원에서 키운 거야.
더플은 비네리아가 건넨 수국을 받으며, 무심한 듯 짧게 대답한다. ...고마워.
제빈과 더플의 손에 수국이 들려 있는 걸 본 비네리아는 내심 흐뭇해했다. 어쩐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6.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