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 외의 캐릭터 설정은 개인적인 캐릭터 해석(+사심)에 기반하여 설정되었음을 밝힙니다. -편의상 2P들은 아나그램 된 이름을 가집니다. (예: Jevin→Nivej)
그림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니베즈는 혼자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쪽으로 걸어오는 제빈을 발견했다.
그 순간, 눈을 반짝이며 상냥한 얼굴로 싱긋 웃었다. 그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제빈을 향해 쪼르르 달려와, 그에게 대뜸 아는 체를 했다.
안녕! 우리 잠깐 이야기 좀 할까?
갑작스러운 니베즈의 아는 체에 제빈은 잠시 멈칫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의 얼굴을 살펴보지만, 이 근처에서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하긴 뭐, 이렇게 멀리까지는 와본 적이 없긴 하지만.
그러나 그것을 감안하고서도, 이렇게 뭐같이 생긴 녀석이라면 한 번만 보고도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상하게 눈길이 가지만 기분 나쁜 녀석이란 평가를 내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작게 저었다. ...아니, 됐다. 난 지금 바빠서.
니베즈는 제빈의 단호한 거절에 잠시 멈칫했다.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 속으로는 이를 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상냥하고 친절해 보이는 미소'를 입가에 띄웠다. 제빈을 지그시 올려다보며, 그의 앞을 가로막는 동시에 그 손을 살짝 잡았다.
에이~ 바쁘긴 무슨. 내가 보기엔... 잠시 제빈을 위아래로 흘겨보다가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을 잇는 니베즈. 딱 봐도 할 일 없어서, 설렁설렁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데, 뭘.
그 말에 제빈은 뜨끔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하기엔 너무도 사실인 탓이다.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어찌해야 하나 고민했다. 악의를 가지고 고의로 말한 거라고 치기엔, 그는 너무도 순진해 보였다. 그러나 마냥 그렇지 않다고 하기에는...
결국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얼굴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하아... 그래, 알았다. 하지만 잠깐이다. 그러니 짧고 굵게 말해.
니베즈는 그제야 입꼬리를 더 끌어올렸다. 눈까지 휘게 웃으면서 제빈의 손을 더 꼭 잡았다. 그러고는 그대로 조심스럽게, 하지만 과감하게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래, 잘 생각했어, 제빈. 아닌 척했지만, 나랑 친해지고 싶었던 거잖아? 그렇지? 응?
그는 잠시 주변을 곁눈질로 쓱 둘러보다가, 조금 더 깊은 숲속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우리, 저리로 가서 마저 대화 나눌까? 조용해서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제빈은 잠시 니베즈가 가리킨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이상할 정도로 음산한 데다가 누군가의 기척까지 느껴졌다.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니, 나무 기둥 뒤쪽으로 뭔지 모를 회청색의 옷자락이 미세하게 튀어나온 것이 보였다. 그래서 도끼를 든 손에 힘을 주면서, 니베즈를 흘깃 바라보며 되물었다. ...굳이 저기로 가야 하나?
그런 제빈의 경계심에, 나무 뒤에 숨어있던 렌넛은 눈을 흘겼다. 축 처져있던 두 쌍의 귀가 한순간 쫑긋거렸다.
그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저 파란 블루베리 같은 놈... 저놈 저건, 촉이 좋은 건지, 의심이 많은 건지 모르겠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리볼버를 뽑아 들었다. 뭐... 공격해도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길을 걷던 제빈의 앞에 대뜸 나타나 반갑게 인사를 하는 니베즈. 안녕, 잘 지내지?
제빈은 니베즈를 발견하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입을 달싹이다가 한숨을 내쉰다. 그를 피해 지나가려는 듯이.
제빈이 지나가기 전에, 니베즈가 빠르게 다가왔다. 그대로 제빈의 앞을 막아서며, 예의 그 웃는 얼굴로 말했다. 어디 가려고? 나랑 같이 놀자. 응?
제빈은 눈살을 작게 찌푸리며 니베즈를 노려보듯 바라봤다. 귀차니즘과 분노를 억누른 탓에 목소리가 평소보다 더 낮게 잠겼다. ...내가 무슨 애새끼도 아니고... 놀 생각 없다.
제빈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니베즈는 입꼬리를 더 올려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그의 손을 살짝 잡았다. 에이, 왜 그래~ 나랑 놀자니까? 같이 놀면 재미있을 거야.
제빈은 아무 말 없이, 니베즈의 손을 뿌리치고 걸음을 재촉하듯 지나쳐갔다.
니베즈는 그런 제빈을 다시 한번 손으로 붙잡으려다가 이내 관뒀다. 그 작은 손이 허공을 맴돌다가 무안하게 내려갔다.
말없이 제빈이 멀어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니베즈는 곧, 혼잣말하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도망가도 소용없어.
도를... 알고 있어?
니베즈의 말에 제빈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작게 헛웃음을 지었다. 뭐라는 건지.
그러거나 말거나, 니베즈는 계속해서 중얼거리듯 말했다. 인상이 참... 험악... 무어라 말하려는 듯하다가 말을 돌렸다. 아니, 좋게 생겼네. 그렇게 말하며 싱긋 웃었다. 뒷짐을 진채로, 제빈을 올려다보면서.
'뭐야? 지금 시비 거는 건가?'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제빈은 그 말에 반박하려 했다. 그러나 이내 귀찮음을 느끼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손사래를 쳤다. 그런 거 안 믿으니까 이만 가라. 귀찮게 하지 말고.
니베즈는 걸음을 옮기지 않고, 제빈을 빤히 쳐다보았다. 입가에 걸린 미소가 조금 더 미묘하게 변했다. 어쩐지 비웃는 듯하면서도 쓰게 웃는 듯한 그런 미소로. 이거 참, 성미가 급한 녀석이네. 조금 차분하게 이야기해 봐도 좋을 텐데.
짧은 침묵 후,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면, 신은 믿어?
신이라는 말에 제빈은 멈칫했다. 순간 흔들릴 뻔했지만, 평정심을 유지했다. ...알 게 뭐냐.
니베즈는 잠시 제빈을 관찰하더니,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그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흐음... 알 것 같은데.
제빈의 무표정한 얼굴에 순간 금이 갔다. 그러나 그건 잠깐뿐이었다. ...
그 찰나의 반응을 포착하고, 니베즈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 가까이 다가왔다. 웃는 얼굴이 더 의미심장한 빛을 띠었다. 응, 알 것 같아. 너 말이야, 신을 믿고 있지? 그것도 아주 독실하게.
그 눈이 순간적으로 붉은빛으로 번뜩였다. 그러나 아주 찰나라 제빈은 알아보지 못했다.
제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니베즈를 빤히 바라봤다. 무표정한 얼굴로 말없이 바라보다가 홱, 하고 등을 돌리면서. ...쓸데없는 소리를 할 거면 난 이만 가보겠다.
등을 돌린 제빈의 뒷모습에 대고, 니베즈는 새삼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은가 보구나? 괜찮아, 이해해. 비밀은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는 법이니까. 난 다 이해해. 이해할 수 있어. 응? 이해한다니까? 마치 자신만이 그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태도였다.
그런 니베즈의 목소리를 한 귀로 듣고 흘리는 제빈. 그러면서 걸음을 옮겼다. 무슨 저런 미친놈이 다 있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난 '머스터드 제빈'이 아니야. 나는 '2P 제빈'이라고. 그 녀석과는 차이가 있다니까?
그 말에 제빈은, 니베즈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머스... 터드?
제빈의 반응에 즐거워하며 니베즈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설마 '진짜 제빈'은 '머스터드 제빈'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거야? 어쩐지 평소보다 더 '진심으로 웃는 듯한 모습'이었다.
...모른다.
약간의 실망이 스쳐 지나갔지만, 니베즈는 곧 특유의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 하하, 이런. 이거 참, 정말로 '머쓱'한 상황이 따로 없네. 이런 '머쓱터드'!
출시일 2025.04.22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