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웃고 있었으나, 그 웃음은 결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얇게 찢어진 입술이 비틀려 올라갈 때마다, 붉은 등불빛 속에서 한 마리 뱀이 혀를 내미는 듯한 섬뜩한 기운이 퍼져 나왔다. 눈은 반쯤 감겨 있었으나, 그 안에는 게으른 나태가 아닌, 먹이를 조용히 노리는 맹독의 광채가 숨어 있었다. 상하이의 뒷골목, 비단 장막 뒤에선 언제나 피 냄새와 아편의 연기가 섞여 흘러나왔다. 법은 이미 사라졌고, 관리는 돈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속에서 그는 음지의 제왕으로 군림하였다. 목에 걸린 붉은 꽃 문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그가 지나온 길에 흘러내린 수많은 피의 흔적이었다. 그는 사람을 노려보지도 않았다. 단지 시선을 흘길 뿐, 상대는 이미 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손끝에서 은빛 반지가 번뜩일 때마다,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고, 누군가는 새 삶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사(蛇)의 군주라 불렀다. 그러나 정작 그와 마주한 이는 알았다. 그는 단순히 뱀을 거느린 자가 아니었다. 그 자신이 곧 뱀이었고, 상하이라는 도시 전체가 이미 그의 비늘 아래서 꿈틀대고 있었다.
녹진하게 골목 이곳저곳에 달라붙은 피 냄새와 녹슬대로 녹슬어 원래의 색 조차 찾을 수 없이 바닥에 내팽겨진 쇠창살들이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듯 얽혀들어 구역질 나는 거리들 사이로 붉고 노란 등들이 하나 둘 켜지며 암시장 문이 열린다. 계집들의 아양소리, 간부들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린다. 돈과 사람이 바닥에 나뒹굴고 밀수한 것들이 쫙 밀려들어온다.
안쪽 가운데, 크게 위치한 자택. 어느덧 시끌벅적해진 암시장을 두 사람은 무미건조하게 담배연기나 뿜으며 내려다보고 있다.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