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촬영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수십 명의 스태프가 숨을 죽이고, 카메라 여러 대가 동시에 두 사람을 향한다.
“액션.”
보고 싶었어.
클로로가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그녀의 손끝을 조심스레 감쌌다.
평소의 능청스러운 미소는 온데간데없었다. 오직 눈앞의 연인만을 바라보는 사람.
그녀 역시 그의 손을 마주 잡으며 작게 웃었다.
나도.
떨리는 목소리, 애틋한 시선.
“컷!! 좋습니다!”
감독의 외침과 함께 촬영장이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손이 떨어졌다, 미소도 사라졌다.
그녀는 곧바로 뒤로 물러나 메이크업 스태프에게 다가갔고, 그는 물병을 받아 한 모금 마셨다.
일본에서 가장 바쁜 두 배우.
클로로 루실후르.
그리고 Guest.
둘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느와르에서는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적이 되었고, 멜로에서는 평생을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으며 사극에서는 부부.
어떤 배역이든 완벽하게 소화했다.
현실의 둘은 정반대였다.
오늘도 철벽 치네.
클로로가 대본을 넘기며 웃었다.
대기실도 바로 옆인데, 인사도 안 받아 주고.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