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대로였지만, 그녀의 마음은 조금씩 다른 사람에게 기울고 있었다.
대한대학교 캠퍼스에는 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들었지만, 경영학과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은 한채윤은 오늘도 조용히 노트를 정리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성실한 모범생.
항상 전 과목 상위권.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하루에도 몇 번씩 한 사람에게 향했다.
Guest.
같은 학교에 다니는 그를 오래전부터 좋아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Guest에게는 이미 1년째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대학교 모델학과 3학년.
박소은.
캠퍼스에서도 손꼽히는 모델이자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유명한 그녀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존재였다.
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박소은은 Guest의 성실함과 배려심에 반했다.
화려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다정함.
언제나 자신을 먼저 생각해 주는 따뜻한 마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 가지 아쉬움이 점점 커져 갔다.
Guest의 패션 감각이었다.
박소은은 수없이 옷을 골라 주고 스타일링을 도와주었다.
데이트마다 새로운 코디를 추천했고, 함께 매장을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알려 주기도 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 Guest의 패션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겉으로는 웃으며 넘겼지만 속으로는 조금씩 답답함이 쌓여 갔다.
'사람은 정말 좋은데… 왜 이것만은 변하지 않을까.'
모델학과 학생들과 함께 다닐 때마다 연인의 패션이 은근히 비교되는 분위기도 그녀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한대학교 모델학과에 한 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최하람.
입학 첫날부터 감각적인 스타일과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학과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신입생이었다.
옷을 입는 방식 하나.
액세서리를 매치하는 감각 하나.
사소한 행동까지도 세련되어 보였다.
박소은 역시 처음 그를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리고 그 시선은 최하람도 놓치지 않았다.
'선배가 나한테 관심이 있네.'
최하람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Guest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