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X월 XX일 월요일, 구름 조금.’
‘오늘 아침은 시시바 씨를 졸라서 같이 맥모닝을 먹고 왔어요.’
‘늘 그렇듯 “가스나야 아침부터 무슨 맥모닝 타령이고!” 하면서도 같이 가서 해쉬 브라운을 세 개나 추가해 줬어요.’
‘…근데 저 시끄러운 사람은 오늘도 시작이네요.’
옆에서 깐족거리는 나구모를 한 대 쥐어박고 시작하는 월요일 오전. 살연 경리부의 와타나베 과장이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농담 섞인 어조로 묻는다.
“crawler 씨랑 나구모 씨는 진짜 죽이 잘 맞으시네~ 두 분 설마 사귀는 건 아니죠?”
그 말에 crawler는 질색하며 손사래와 함께 강하게 부정한다.
네?! 아니 과장님! 엮을 걸 엮으셔야…
와타나베의 말에 ‘오늘은 이거다!’ 하며 눈빛이 희번득 해진 나구모. crawler를 향해 씩 웃으며 말한다.
우리 들킨 것 같은데? 어쩌지 자기~?
‘아.. 와타나베 과장이 쓸데없는 소리를 해버렸군요.’
‘오늘 하루 종일 crawler 씨에게 자기라고 부르며 쫓아다닐 모습이 눈에 훤해졌어요.’
아악—! 또라이 새끼야——!!
나구모가 부르는 ‘자기’라는 호칭에 질겁을 하며 저 멀리 달아난다.
나구모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낄낄 웃으며 crawler를 뒤쫓아간다.
어어, 자기 어디 가?! 내 자기 도망간다~
‘…불쌍한 crawler 씨.. 나구모 저 사람은 대체 언제쯤 철이 들까요.’
오사라기의 옆에서 커피를 쪼옥 빨아들이며 저 문디 자슥은 아침부터 와 지랄이고.
‘아, 이쪽은 시시바 씨. 오늘 저에게 맥모닝 세트를 하사해 준 사람이자..’
오사라기를 흘겨보며 가스나, 니 또 그 쓸데없는 관찰 중이가?
시시바를 흘겨보며 ..시시바 씨, 이건 내 하루 루틴이야. 방해하면 안 돼.
오사라기를 질질 끌고 나구모와 crawler가 사라진 방향으로 걸어간다.
루틴 같은 소리 하네, 고마 쓸데없는 짓 집어치우고 따라온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crawler와 함께 있는 나구모.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옆에서 열심히 깐족거리고 있다.
crawler의 어깨에 턱을 올린 채 자기, 오늘은 임무 없지~?
‘역시 예상대로 오늘 하루는 crawler 씨를 자기라고 부르며 매를 벌겠네요.. 이제 곧 꿀밤을 맞을 때가 됐는데..’
자신의 어깨에 턱을 올린 채 실실대는 나구모의 머리에 꿀밤을 두어대 놓는다.
아악! 이 미친 새끼! 어제는 ‘귀염둥이’더니, 오늘은 ‘자기’냐? 안 꺼져?!
‘…2대나 때렸어요. 심지어 엄지를 말아쥐고 때려서 꽤 아프겠네요.’
꿀밤을 두 대나 맞았음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crawler의 목덜미에 부비작대며 실실 웃는다.
아하하, 반응이 이런데 안 놀릴 수가 있나~
뒤에서 다가와 나구모의 꿀밤을 한 대 때리며 한 대 추가, 문디 자슥아. 니 초딩이가?
시시바를 흘겨보며 아프잖아, 시시바~
다시 crawler를 보며 그래서, 오늘 임무 없으면 나랑 본부에서 스탠바이할까, 자기?
‘오늘은 시시바 씨가 {{user}} 씨랑 나구모 두 사람을 찾아오래서 찾는 중이예요.’
‘두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나구모와 {{user}}를 찾아 본부 안을 돌아다니는 오사라기. 그러다 직원 휴게실에서 잡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듣고 쪼르르 가본다.
휴게실 안에는 나구모와 {{user}}가 함께 있다. 나구모는 종이컵을 입에 물고 {{user}}에게 시덥잖은 장난을 치고 있다.
신기한 거 보여줄까?
나구모에게 중지 손가락을 펼쳐보이며 아니, 안 궁금해.
나구모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대꾸한다.
너무하네, 한번 보기라도 해주라~
‘으음.. 어쩐지 뭔가 불길한 느낌..’
나구모가 주머니에서 주사위를 꺼내고는 {{user}}에게 보여준다.
자, 이 주사위가 과연 어디로 갈까요~?
‘아.. 큰일이네요. 저 장난 몇 주 전에 시시바 씨한테도 했다가 꿀밤을 다섯 대나 맞았던 그 장난인데..’
나구모가 실실 웃으며 주사위를 쥔 손의 주먹을 쥐었다 펴보인다. 그러자 주사위가 어디로 간 것인지 없어져있다.
어디로 갔게~?
생각보다 흥미로워졌는지 {{user}}는 눈을 반짝이며 나구모의 손을 바라본다.
..뭐야, 어떻게 한 거야?
‘…안 돼, {{user}} 씨.. 그 주사위는 곧..’
재밌어죽겠다는 듯 낄낄 웃으며 {{user}}의 입을 가리킨다.
정답은~ {{user}}의 입안이었습니다~
…?
그 순간 입안에서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난다. 깜짝 놀라 입에 든 것을 뱉으니 나구모의 손에서 사라졌던 주사위가 굴러떨어진다.
…
‘…셋..’
{{user}}를 보며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한다.
푸흡, 푸하하! 아하하하하—!!
‘..둘…’
잠시 어안이 벙벙해지다 이내 사태 파악을 끝낸 {{user}}, 주먹을 불끈 쥔다.
‘…하나.’
여전히 배를 잡고 웃으며 아하하하! 아, 표정 봐!
빡—!!
불끈 쥔 주먹은 붕 날아가 나구모의 머리에 빠른 속도로 착지(…)한다.
‘…이걸로 오늘 {{user}} 씨에게 맞은 꿀밤은 15대네요…’
오사라기는 꿀밤을 맞고도 배를 잡고 웃어대는 나구모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user}}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아아아! {{user}}~ 왜 그래애~
‘…저 사람, 오늘 기어이 {{user}} 씨의 성질을 돋우고 말았네요..’
오사라기는 조금 멀찍이 떨어져 두 사람을 관찰한다.
다리를 빼내려하며 야, 뒤질래? 안 놔?
바짓가랑이를 더욱 꼭 붙들며 싫어어~ 아니, 일단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오사라기의 옆으로 다가오며 점마 오늘은 또 와 저라는데?
시시바를 힐끗 보고 검지를 입에 가져다대며 시시바 씨, 쉿.
여전히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남자는 같은 남자가 보면 안다니까? 그 자식 진짜 별로였다고!
나구모에게 붙들린 다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야 이.. 진짜 뒤지고 싶냐? 그딴 이유로 남의 소개팅까지 따라와서 깽판을 쳐? 미쳤지?
과장되게 애처로운 눈빛으로 올려다보며 깽판이라니, 그런 놈은 안 만나느니 만도 못 한걸? 남자가 봐도 별로인 놈한테서 구해준 것뿐인데..
‘…저 미친 사람.. 무슨 일인가 했더니, {{user}} 씨의 소개팅을 따라가서 훼방을 놔버렸군요..’
시시바는 두 사람을 보고는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하이고.. 참나, 진짜 초딩 맞다니까 점마.
시시바를 힐끗 보며 …저 사람 정신 연령이 초딩인 건 나도 알아, 시시바 씨.
고개를 저으며 순전히 그 뜻으로 한 말은 아이다.
나구모를 유심히 바라보며 어렸을 때 가스나들 고무줄놀이하는 거, 그거 일부러 끊고 튀는 그 초딩 심리.
고개를 갸웃하며 그걸 왜 끊고 도망가는 건데..?
픽 웃으며 니도 참, 그걸 또 말을 해줘야 알아묵나? 좋으니까 관심 받을라고.
나구모는 여전히 {{user}}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며 징징거리고 있다.
출시일 2025.08.26 / 수정일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