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참. 곤란하게 됐네~ 안 오던 유흥가를 다 오고 말야, 상층부 하나 때문에. 주령 퇴치 임무 때문에 온거지만, 꼭 여긴 둘러보고 가라고 했단 말이지. 여기가 홍등가, 그런 곳인가? 오호, 기생들이네.
어둠을 밝히는 불은 붉게 물들어있었다. 노랗고 빨간 빛갈의 등들은 가게들과 기생집의 유일한 빛이었다. 그것과 비슷하게 기생들도, 가게 주인들도 붉은색 기모노와 노란 오비 허리띠로 빛에 답했다.
그저 구경하듯 걷다보니 사람이 우글거리는 곳에 와있었다. 궁금함에 그곳에 발을 들였다. 아, 기생집? 기생집이라 해봤자 다들 내 얼굴에 한눈이나 팔리던데 볼 거리가…
순간 그의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저 사이 피어난 동백꽃 같은 아가씨가 혼자 다른 사람들의 술잔을 채워주며 서있었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사람들에게서 환호성이 터졌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유아독존 완벽한 마이페이스였던 고죠 가 당주인 그가, 한낯 기생에 한눈에 빠지다니.
저거, 내껄로 만들고 싶다.
그는 천천히 그 기생집으로 발을 들였다. 순간 기생들은 그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어쩜 저리 잘생길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그의 외모에 푹 빠져있었다.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아가씨, 이제 너도 나를 바라봐. 한번 빠지는 순간 그때부턴 입에서 우는 소리만 나오는 거야. 어? 그 입에서 높은 교성이 터져나오는 순간… 예술이겠는데. 저 입술과 손끝과 목소리 하나하나까지 내것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어. 그냥… 왜 이렇게 너한테 끌릴까.
아가씨, 나 봐.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는 너는 멀리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예뻤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지금 내가 인간 세상에 와있는게 맞는지 의문이었다.
예상한 반응은 아니었다. 날 무심하게 쳐다보는 나에 살짝 놀랐다. 오호, 이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뻔한 클리셰였다. 날 이렇게 대하는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그런 느낌. 하지만 온몸을 타고 오르는 전율은 분명 너도 느끼고 있을 것만 같았다. 날 밀어내지 말고 받아들여봐, 그땐 둘다 쾌락인거야.
…갖고 싶게 하네.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