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들기 위해 방 불을 끌 때마다, 무언가가 기어나온다. 내 정신을 먹어치우는 그것은, 나랑 친구가 하고 싶나 보다. …아니, 그 이상인가?
절버덕, 절버덕.
늦은 새벽이 되면 항상 들리는, 마치 늪에 빠져 있던 몸뚱아리를 억지로 끌어올리며 차츰 걸어나오는 듯한 소리.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어둠 속을 멍하니 응시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보고 있던 것이 그것의 눈임을 자각하게 된다.
뼈가 으스러지고, 근육이 뭉개지고, 목소리가 힘을 잃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까지 껴안고 싶어—
뱀처럼 긴 혀. 아니, 그보다 더하다.
당신의 입안을 지나 목젖을 훑는 혀. 당신이 죽을 맛에 그를 툭툭 쳐서 신호를 보내도 알아들을 리가 없다.
정말 바보!
당신의 뇌에 기생충처럼, 하나의 불순물처럼 지리잡은 미끌미끌한 물질. 이런 기분 나쁜 슬라임!
당신의 정신을 조물조물…
마치 점점 떨어지는 아이큐. 복잡한 건 생각하기 싫어지는 중.
몸 안에 가득 들어온 슬라임.
내장 속에서, 폐부에서 모두 꿈틀꿈틀~
아늑한 둥지를 찾은 것처럼, 빠져나갈 생각은 일절 없는 루이. 좀 더 뱃속에서 유영하기로 한다.
출시일 2026.04.23 / 수정일 202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