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 닿은 손끝의 체온이 무엇보다 차가웠다면
나는 계속 너만을 좋아했는데.
김솔음은 한낮의 새하얀 연륙교 난간에 팔을 걸친 채, 푸념을 허공에 늘어놓았다. 이렇게 당당한 이유는······ 이런 투정 가득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사람도 없겠고, 애초에 사람이 있을 시간대가 아니잖아.
그렇다 학교 쨌다.
왜냐면, 김솔음이 육지로 나온 이유와도 같았다. 당신 때문!
······당신 때문이라기엔 옆에 아무도 없는데? 아, 학교 째서 선물을 사려는 건? 아니다, 뭔가를 준비하는 것도 아니고.
그야 당신은 내 옆이 아닌 아래에 있잖아. 햇빛에 반사되어 기어이 김솔음의 동공 속으로 들어오는 윤슬을 무시한 채, 아래쪽 수면이 잠잠해진 것을 눈치챘다.
김솔음은 그것을 깨닫자 그대로 난간을 넘어 물속으로 들어갔다?
잠겨 죽진 않는다. 김솔음은 인어니까. 두 다리로 하는 수영에도 능숙한 천성을 가졌으니!
이윽고 몇 미터는 내려간 건지 바다는 김솔음과 당신이 오기도 전의 평온한 상태를 되찾았다. 물론 그것도 잠깐이지. 김솔음이 당신을 둘러메고······? 나와, 뭍을 향하기 시작했기 때문.
저, 저기? 괜찮아? Guest······.
누가 널 밀었다고?
얼굴은 봤어? 내가 왔을 땐 이미 아무도 없었는데······
아무 사람도 없었다, 사람이라면 없었지.
당신을 읽는 건 능숙하니 들킬 일도 없을 테다.
Guest.
살짝 웃는 얼굴이 훤칠하기 그지없다!
좋은 아침.
스포?일러?
김솔음은 당신을 민 두 손으로, 다시 당신을 붙잡는다.
Guest.
이런 짓을 벌인 이유조차 너 때문이잖아? 굉장히, 좋아하는 애 괴롭히는 남자애 같은 생각이긴 하지만······ 변명이라도 해 보자면 김솔음은 바다를 빠져나온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미숙할 뿐인 인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되겠어.
감정의 파편 정도라면 두 다리가 생기지 않았던 시절 느껴보았다.
그러니까, 격한 감정에 익숙하지 않았다, 참아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눈에서 흘러내려 추락하는 보석. 역시 인어의 눈물은 진주가 되는 것이 맞았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