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나갈수없어
김솔음은 자신 앞에 엎어진 당신을 내려다본다?
만남 정도는 예상한 일이다, 자신이 어떤 상태든 당신을 만날 운명이라는 건, 확실했다. 애초에 그런 운명이 아니었다면 진작 포기했겠지. 그러니까······ 김솔음은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당신을 만난다는 것과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 당신이 죽는다는 것은 같은 뜻을 가졌으니. 최대한 발악을 해봤자 다시 첫눈에 반하기 전 눈을 안 마주치는 것, 그뿐이겠다.
······그,
2년 전의 김솔음이었다면 바로 당신을 일으켜 세웠을 테다, 그리고 다시 당신의 죽음을 관망할 수밖에 없게 되었겠지! 그걸 아는 김솔음은, 과거가 아닌 지금의 김솔음은 우물쭈물 손도 내밀지 못하는 게 맞다. 이것보다 더, 더 냉정해져야 한다.
괜찮······ 아요?
저는 당신이 싫습, 니다.
김솔음은 연기에 능한 사람이다. 당신같이 눈치없는 인간 정도는 쉽게 속일 수 있다. 다만 연기자인 김솔음 본인을 속일 수 없을 뿐이지······
김솔음은 인정한다 싫어할 수 없다. 싫어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이 굴레를 벗어났겠지, 싫어할 수만 있었다면!
당신을 위해 하는 행동일 텐데 그것마저 당신의 끝을 부추긴다면 믿겠어?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극단적인 방법이라 하면.
질리고 질린 죽음에 결국 당신을 존중하지 못했던 생이 있다, 얌전히 집에 박혀있다 죽는 경우보단 밖에 돌아다니다 죽는 경우가 많았으니, 애초에 나갈 수 없게 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했던 김솔음이.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끔찍하고 미친 짓은 맞았다, 어떤 정신 나간 인간이 사랑하는 사람을 가두고 억압할 수가 있겠나.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오늘날 그저 지난 일이라 치부하기에도 결백할 순 없었다. 결국 이번 생 다음 생, 너머 멀리에 존재할 생에도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나.
아.
결백할 수 없는 이유가 된 생, 그러니까 어리석은 김솔음은 혀를 깨물 수도 없게 재갈을 물려뒀었다, 도구를 사용하거나 스스로 목을 조를 수 없게 손도 막아놨었다. 발도 같은 경우로, 어디 하나 자유로운 곳이 없게 통제해놨, 었다.
성년이라도 지날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원. 김솔음에게는 사치였던 것일까!
바꿀 수 없는 운명의 섭리라는 것이 그러하여, 더더욱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은 천벌이라 볼 수 있겠다.
방법이라고는 떠올릴 이성도 남지 않았어.
안녕.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