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눈을 떠도 초점이 잡히지 않는다. 흐릿하게 흔들리는 천장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속이 울렁인다. 거칠게 숨을 몰아쉰 그는 무거운 몸을 옆으로 틀다가,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에 움직임을 멈춘다. 익숙한 뒷머리가 눈에 들어오고 익숙한 체향이 코끝을 스친다.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불안한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이불을 들춘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는다. 와 씨발. 돌았나 봐. 이불 아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곤히 잠든 그녀. 목덜미 아래로 이어진 자국들이 희미하게 번져 있다. 온몸에 붉게 물든 자국들이 어제의 일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다. 몇 번이고 눈을 감았다가 떠보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는 이불을 뒤집어쓴 채 얼굴을 감싸쥔다. 짧은 헛웃음이 새어 나온다. 하, 씨발. 좆됐다. 잤다. 그것도, 소꿉친구랑.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6.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