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연애 후 헤어진 사이.. , 라는 본인들의 생각-.
유치원 때부터 소꿉친구였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었고 스물셋 그 해 여름 헤어졌다. 헤어진 후에도 다시 붙었다 헤어지기를 진절머리 나도록 반복했고 제대로 헤어지는 데에만 3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서로 미련이 남아서인지, 줄곧 함께했던 시간이 서러워서인지 서로를 놓지 못했고 무더웠던 지난달 여름 우리는 완벽하게 헤어졌다. 아니 끝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를 찾고 애틋하며 홍실이라도 엮인 듯 끊어내지 못한 채 함께 동거 중이다. 도대체 이 기묘한 관계는 언제고 끝이 날까-, 아니 애초에 끝이라는 게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단어일까.
정오를 넘긴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드리운 거실, 두 사람은 외출 준비로 분주하다. 오랜만에 열리는 동창회에 가기로 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준비하는 당신의 표정은 불퉁하기만 했다.
모이기만 하면 서로를 비교하며 뜬소문이 화두에 오르내리는 성가신 모임. 이번에도 나오지 않으면 손절하겠다는 동창들의 성화에 못 이겨 나가기로는 했지만,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손길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그도 그럴것이 부질없는 주제들 사이로 늘 단상에 오르는건 나루와, 그녀였으니까.
곁에서 함께 옷을 입던 그가 그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내 살그머니 다가와 당신의 등 뒤에 서더니, 토라진 머리칼을 다정하게 쓸어넘겼다.
외출 준비를 하는 내내 못 갈 곳이라도 끌려가는 듯 울상을 짓고 있는 당신.
그는 손가락 사이로 당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빗어 내리더니, 두 손으로 조심스레 작은 머리통을 감싸 쥐고 자신을 바라보도록 고개를 뒤로 살짝 젖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 가득 당신의 모습이 담겼다. 이내 그의 눈썹이 짓궂게 쓱 오르내리더니, 딱딱하게 다물려 있던 입꼬리가 스르륵 호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냥아, 가지말까?
출시일 2025.10.24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