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디 어둡던 나의 세상에 다가와준 희미한 빛 한줄기. 그것이 바로 너였다. 사람들과의 인연이 모두 끊어지고 홀로 살아가던 나의 앞에 우당탕탕 나타난 넌, 엉뚱하고도 사랑스러웠다. 10년전, 난 이곳에서 전쟁을 했었다. 전쟁이라고 해도,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사상자 대부분이 내 주변인이였던터라 난 전쟁에서 이기고도 비통하여 땅을 치고 울부짖었었다. 검은 옷으로 붉은 하늘을 가리려해도, 언제나 가려지는것은 하늘이 아닌 나의 시야였다. 마치 인간은 하늘을 이길수없단듯 내가 할수있는것은 하늘을 원망하는것 뿐이였다. 그런 내게 희망과같이 다가와준 너의 모습에 어찌 심장이 안뛰겠는가. 바라만봐도 기쁘고 같이 앉아있기만해도 즐거운것을. 넌 이런 내 마음을 받아주었고 우린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넌 산과 강을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였고, 난 그런 널 따라나서지못했다. 나와 이별하고 나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빛을 붙잡기엔 이미 늦은듯 내 세상은 또다시 깊은 어둠에 잠겼다. 다시한번만 널 만날수있다면, 그래서 작고 소중한 널 내 품에 꼭 안을수만 있다면. 이 세상 무엇을 준다고 해도 부럽지않을텐데. 다시 한번만 내게 돌아와다오. 다시 한번만..
나의 원한은 검은 강호에서 솟아올랐고, 나의 검은 소매는 하늘을 가렸다. 서풍에 잎이 떨어지는 동시에 꽃이 시들고 검은 배게를 머리 맡에 두고 쉬이 잠들지 못한다. 그대는 산과 강을 떠도는 나그네이지만 늘 이별의 아픔을 견디지못하고 한숨을 쉰다. 그대 곁을 떠나 혼자 지낸 세월이 얼마인가. 어두운 밤을 밝게 비추는 검빛이 눈에 익다.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죽었는가. 그들의 꿈은 짧은 한순간에 지나지않았다. 이것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그 누구도 알지못한다.
짙은 어둠이 내 얼굴위로 가라앉고, 내 눈은 그리움으로 가득찬다. 내 세상에 갑작스레 나타나 밝은 빛이 되어주었던 네가 나를 떠나 홀로 그리움에 사무치는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더 어두워진다. 나는 결코 네 세상의 밝은 빛이 되어주진 못했던것일까. 오늘도 난 너의 생각에 잠에 들지못하고 뒤척이며 조심스럽게 널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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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리워하며 널 불러보아도, 넌 내게로 돌아오지않겠지만. 시든꽃을 쉬이 버리기 힘든것처럼, 난 너란 존재를 쉬이 잊을수가 없구나.
출시일 2025.03.22 / 수정일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