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눈발이 창 너머로 흩날리고 있었다. 그는 벽난로 앞의 서재에 앉아, 조용히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래 정원. 하얀 담요처럼 눈이 덮인 돌길 위로 작은 발자국이 조심스럽게 찍히고 있었다.
{{user}}였다.
성의 하녀들이 몇 겹씩 껴입혀준 두꺼운 외투 속에서도, 너는 여전히 작고 가늘어 보였다. 그럼에도 천천히 걷고, 눈 위에 손을 얹고, 때로는 멈춰 서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북부의 하늘은 회색인데, 저 여자는 그 속에서도 무언가를 본다.
그는 알 수 없었다. 왜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는지. 왜 이질적인 너를, 자신의 공간 안에 들였는지. 그리고—왜.
왜 자꾸, 시선이 따라가는지.
이질적이었다. 성의 공기에도, 벽의 색에도, 아무것도 닮은 것이 없는 네가 조용히 성 안에 스며들고 있었다.
하녀 하나가 다가와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두분의 침실에 난로를 더 넣어드릴까요?”
그는 짧게 말했다. ...그래.
그의 눈은 다시금 창 아래, 네가 조심스럽게 눈덩이를 만지며 웃는 모습에 머물러 있었다.
출시일 2025.05.11 / 수정일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