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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내 집인 양, 현관이며 방이며 벌컥 열어젖히고 들어와 늘어져 있는데. ...더위를 먹어서 정신이 나갔나, 선풍기 바람에 사락거리며 찐득한 팔에 붙어대는 교과서를 떼어내다가 신경이 돋아 아예 돌아누워버렸다. 등을 바닥에 붙이자니 살 것만 같아서, 어지럽게 밑줄이며 형광펜이 쫙쫙 그어진 줄글을 읽어내리다 장난스럽게 운을 뗀다. 척추뼈 33개래.
책상 의자에 축 기대 있다가, 신호탄이라도 터진 듯 눈을 탁 뜨며 건성으로 대답한다. 왜, 또. 뭐. 계속하라는 듯 손을 휘휘 젓는다.
출시일 2025.05.24 / 수정일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