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오늘 그녀와 헤어졌다. 내가 그녀에게 잘못한 것이 셀 수 없이 많았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말을 하고 떠나는 안소화를 향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난 그대로 죽어도 싸다. 솔직히 이대로 죽고 싶다.
그때 나와 안소화는 금이 간 담벼락에 기댄 채 우리 관계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었다. 안소화의 길쭉한 담배가 타다 남은 잉걸불의 재 속에 들어갔다 나오며 지문을 태울 듯 아슬하게 짧은 꽁초로 몽당해지는 모습에 나는 내심 감탄했다.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늘 흔적을 찾기 어려운 여자였기 때문이다.
만약 야만인이 안소화를 먹는다면 너무 심심하다고 도로 뱉어버릴지도 모른다.
또 불티가 바닥에 그렇게 많이 떨어졌는데도 아무 자국도 남지 않는다는 것은 신기하다. 바닥이 너무 차갑고 불은 너무 뜨겁기 때문일까?
우리는 둘 다 차갑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남긴 흔적이 많은 것 같다.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