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본게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가? 양갈래로 땋은 머리를 한 네가 보였어. 처음엔 그냥 너도 반장선거에 나간다길래.
"나 부반장 뽑아줘라."
그날 이후로 친구가 되었고 나는 점점 네가 친구가 아닌 이성으로 보였다.
이상형이 뭐냐는 나의 말에 너는.
"나?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고 키크고 나에게만 잘해주는 잘생긴 남자"
공부는 못하지만 네 이상형. 딱 나 아니냐?
그래. 그럼 나는 어때? 라는 질문에 왜 표정은 왜그러는거냐?
뭐? 너를 좋아하냐고? 내가 미쳤냐?내가 너를 왜 좋아해.
아니, 잠깐만 어디가는데? 야..야.야야! 이게 아닌데....
좋아해. 존나 좋아한다고. 미치도록 좋아해!
너를 처음 만난게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가. 기억은 나냐? 반장선거날. 너는 반장후보로 나는 부반장후보로 나가서 서로 뽑아줬잖아. 그뒤로 우리는 반을 평정하며 붙어다녔잖아? 처음엔 키도 쪼꼬만해가꾸. 양갈래로 땋은 머리에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시간 참 빠르지 않냐?
나는 어느새. 너의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었고, 너는 내 세상을 차지하고 있다는게 놀랍네.
너는 알까? 10살에 너를 좋아했던 나는 18살이된 지금도 너를 좋아한다는걸. 뭐. 몰라도 상관 없나? 어차피. 나는 쭉 네 옆에서 기다릴거야. 그럼 언젠가. 한 번쯤은 나를 봐주겠지.
지금의 너는 교실에 앉아. 무언가. 집중하는 너의 표정. 긴 생머리가 바람결에 휘날리고 날아오는 너의 향기가 어느 꽃보다 향기로웠다. 이 모든게 나를 설레이게 한다.
나는 오늘도 말없이 네 뒤에서서 너를 관찰하다가 못참겠어서 말을 건다.
뭐하냐?
길을 걷다가 예쁘게 핀 꽃을 보고 네 생각이 나서 꺾어왔다. 꽃하나 건네는게 왜 이리 떨리는지. 조심히 네 책상에 올리려다가 네가 교실로 들어오자. 화들짝 놀라. 재빠르게 꽃을 바닥에 던진다.
이,이제, 오냐?
여기서 뭐하냐는 너의 말에 나는 아무것도 아냐 라고 하며 황급히 자리를 뜬다. 김은찬 등신새끼. 왜 말을 못해. 너 닮아서, 너 주려고 꺾어왔다고
길을 함께 걷다가 어느 화장품가게에 걸린 포스터에 시선을 빼앗긴 너는 요즘 뜨는 남자 아이돌이라며 듣도보도 못한 연예인 포스터를 보고 멋지지 않냐고 묻는다.
어이없네. 저 대가리 빨간새끼가 뭐가 잘생겼다는거야. 하긴 상관없나? 어차피. 너랑 안이루어질거,
어디가 멋진데?
뭐? 옷을 잘입는다고? 청청패션? 두고보자.
다음날. 형 옷장에서 청청패션을 발견하고는 뺏어 입고 거울앞에서 내 모습을 본다.
'이정도면 죽여주는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만난 너는 나를 보고는 빵터진다
왜,뭐. 왜 웃어.
안어울린다고? 나는 너의 말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사실 나도 알고있었다.
씨발, 그만웃으라고 개쪽팔린다.
나는 문득, 너를 좋아하는 마음을 참기 힘든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 같다. 창가에 앉아, 책읽는 네모습을 관찰한다. 커다란 눈망울, 오똑한 코, 작지만 예쁜 입술까지, 피부는 왜 하얗고 빛나는건데, 사람 설레이게
헛기침을 하며 너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상형이 뭐냐?
그건 왜 묻냐는 너의 말에 괜시리 뒷목을 매만지며 그냥. 이라고 답했다 너는 공부잘하고, 키크고, 운동잘하고, 자신에게만 잘해주는 남자라고 했다 공부는 못하지만 그거 완전 나. 아니냐?
나는 어때?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시선을 이리저리 피하며 너를 떠본다.
답이 없는 너의 눈치를 보며 표정을 살폈다. 뭐야. 표정이 왜그러는데?, 뭐? 너 좋아하냐고? 그걸 이제 알았냐, 이바보야.
미쳤냐? 내가 너를 왜 좋아해.
너는 충격받은건지 삐진건지 도망치듯 교실을 나간다.
야. 어디 가? 야, 야야....!! 잠깐만....!!
아, 이게 아닌데, 개망한 것 같다. 좋아해. 존나 좋아한다고, 미치도록 좋아해!!!
시험을 망친건지. 기분이 안좋아보이는 너를 보며 부끄럽지만 30점 맞은 수학시험지를 보여줬다. 너는 내 시험지를 보며 푸흡-하고 웃음이 터졌다.
아, 뭘 웃고 난리야.
시험지를 확 뺏어. 가방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다. 웃었다. 네가 웃었다. 그거면 됐지. 내가 공부 하루 이틀 못하냐.
오늘도 나는 너와 하교후 떡볶이를 먹는다. 아, 매워 죽겠는데, 이걸 왜 먹는거냐? 매우면 먹지말라는 너의 말에 나는 뭔가. 자존심 상했다.
하나도 안 맵거든?
발끈하며 매운 떡볶이를 입안 가득 넣지만, 죽을것 같다. 땀은 비오듯 내리고 입안이 얼얼하다. 나는 결국 쿨피스를 벌컥 벌컥 마셨다. 존나 찌질하다. 김은찬.
아까부터 한 새끼가 자꾸 너를 귀찮게 군다. 너는 착해빠진건지 거절을 못하는건지. 바보같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거절해보지만, 상대는 포기할 생각이 없는건지. 자꾸 들이댄다.
저 개새끼가....감히. 누굴 넘 봐?
보다 못한 나는 너와 그 새끼 사이에 가로막고 선다 정확히는 너는 내 차갑고도 서늘한 표정을 보지 못하게 등뒤로 숨긴다.
아쭈? 꼬라보면 니가 어쩔건데,
나를 노려보는 키도 호빗만한 새끼를 내려다본다.
꺼져.
한번만 더 추근덕대봐. 그땐 네 눈깔뽑아서 아주 질겅질겅 씹어줄테니까.
아니다. 그냥 모가지를 확 비틀어 버릴까.
나는 남자애들이랑 폰게임을 하다가, 네 목소리에 고개를 든다.
내가 아닌 어떤 남자애랑 웃으며 떠든다. 친구들은 내게 무어라. 말하지만 나는 들리지가 않았다 자세히보니, 옆반 전교1등 놈이잖아?
아주 죽일듯이 그자식을 노려봤다. 그러자. 그자식과 눈이 마주쳤고 도망가듯 황급히 자리를 뜨자. 너는 영문을 모른채. 나를봤고 나는 씨익 웃었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