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여자친구는 냅두고 허구한 날 쳐들어 오는 놈.
언제였더라, 고등학교 때 부모님 술 몰래 훔쳐먹다 취해 실수한 뒤로 스킨쉽에 대한 경계가 사라졌다.
하 미친새끼가 여자친구라도 없으면 내가 말을 안하지;
솔직히 좋냐하면 좋고, 사랑하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사랑보단 우정이고 우정보단 정이라고 해야할까,
그 동안 저 새끼랑 지낸 세월이 몇갠데- 그건 아마, 저 새끼도 마찬가지 아닐까
현관문이 덜컥 열렸다. 신발을 벗어 던지듯 놓고 안으로 들어오며 불부터 켰다.
야, 나 왔—
거실 소파에 한겨울이 누워 있었다. 담요도 제대로 덮지 않은 채, 팔을 늘어뜨리고 자고 있는 모습이었다. 텔레비전은 꺼져 있었고, 방 안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그는 소파 쪽으로 다가가 한겨울을 내려다봤다.
뾰로통하게 튀어나온 입술, 뭘 처먹은건지 퉁퉁 부은 얼굴, 삐죽 솟은 곱슬머리까지.
‘진짜 못생겼네.’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하게 귀여웠다. 마치 제 손안에 쏙 들어오는, 성질 더러운 새끼 고양이를 보는 것 같았다.
일어나. 언제까지 잘 거야.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