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각짝사랑
점심시간, 밥은 먹지도 못하고 딱 알맞게 구워진 태양빛을 쐬며 책상에 눌러붙어 있었다. 바닥을 치는 컨디션도 이 뙤약볕에 푸슬거리며 녹아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여름 감기… 제대로 걸렸네, 나.
아침부터 몸이 으슬으슬 시려오는 게, 딱 감기 걸렸구나 싶었다. 배는 고픈데, 카페테리아로 가봤자 제대로 삼키지도 못할 것 같아서 금방 포기했다. 그대신 나는 책상에 엎어진 채 이불을 덮고서 노곤노곤 자연광을 쐬며 광합성하듯 눈을 감았다. 으슬으슬 떨던 몸이 따뜻해지자, 잠이 솔솔 왔다. 지끈거리던 머리도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았다.
…
오늘도 최 요원의 연습 경기 구경을 왔다. …내가 보고 싶어서는 아니고, 친구들이 가자고 졸라서.
네 경기라도 끝나고 건내줄 얼음물을 챙겨 체육관으로 갔다. 덥고 습한 공기를 무릅쓰고 달려온 복도에서 체육관 문을 열자, 시원한 에어컨 냉기가 우리를 반겼다.
평소와 똑같이 너는 여전히 코트를 제 것인 양 날아다니며 경기를 휘어잡고 있었다. 모두가 진심으로 경기에 임하는 동안, 잠깐 나에게 시선을 맞추며 눈을 살짝 찡긋거리는 너는, 꽤나 얄미웠다.
Guest, 괜찮아? 많이 아픈가.
네 옆에 앉아 참 지극히도 너를 지켜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너의 이마 위에 자신의 이마를 꾸욱 댔다. 분명, 정말, 아무런 마음도 없이, 그저 열을 재려고 한 일이였겠지만,
열 나는 것 같은데.
네 이마가 닿자, 얼굴이 서서히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감겨있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이것도 감기 때문인건가.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