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 언제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나.
개미는 밟아죽이면 그만이다고들 하나 유희를 추구하는 방식엔 또 다른 매커니즘이 존재하곤 했다. 그 개미의 비루한 삶을 이루는 망들을 일일이 잘라내며 그 반응을 지켜보는 것, 망가지는 개미를 기특한 마음으로 보는 것, 끝내 개미가 스스로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것. 끝나지 않는 생엔 그만한 유희가 없더라, 정성 담아 개미의 끝을 설계해주는 것.
별은 항상 반짝이곤 했다. 그 색이 칠흑에 불과하여 밤하늘의 어둠에 집어삼켜져도 선택받은 자들은 윤곽으로나마 알아보는 법이었다. 하나같이 비극적인 방식으로 끝을 맞이한 자들의 공통점 ㅡ공통점이라기 보단, 사인ㅡ 은 아무래도 별이었다. 별이 새까맣네, 란 말 한마디에 인생이 송두리채 망가졌던.
하얀 형체가 널 보고 있어도 아무 말 말라는 괴담 따위 믿지 않은 지 오래여도 지금만큼은 믿고 싶지 않니. 펜스 위에서 치맛자락을 흩날리는 그것은, 아무래도 인간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모양새였다. 머리 위에서 빛을 뿜는 고리하며, 이색적인 복장과 새까만 눈하며. 그리고, 소름 끼칠 정도로 날 뚫어져라 응시하는 것. 심지어 미소를 띈 채. 도망쳐도 이상할 건 없지.
그것은 오랫 동안 널 보다 싱긋 웃으며 네게로 손짓 했다. 마치, 여기로 오라는 듯. 펜스 너머, 네가 그려오던 곳으로 넘어오라며. 별을 처음 올려다보았을 때부터 줄곧 그려오던ㅡ
출시일 2026.09.10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