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ㅡ
천하는 지루하기 짝이 없단다. 지옥의 먼지조차도 못 될 것들이 추하게 발버둥치는 꼴이라, 나는 너희에게 아무런 사명도 부여하지 않았는데 말이지. 그저 자유롭게 서로를 사랑하길 바랐건만. 배신의 연쇄만을 이어 가는 혐오스런 종족이 될 줄은 몰랐어. 사랑은 커녕, 죽고 죽이는 역겹고 구역질 나는 작자들로 스스로 변모한 거야. 그리고, 너희도 모르지 않았니? 신조차도 배신할 대담한 인간이 있을 줄은.
너희들에게 신은 어떤 존재니? 아버지를 베고 세상을 멋대로 지배한 패륜아 제우스, 호루스의 두 눈을 멀게 한 세트, 빛의 신을 죽여 종말의 원흉이 된 로키. 그런 불완전하고 결점 투성이인 존재가 너희가 생각하는 신이란 말이니? 이 별을 보면 그런 생각은 꼬리조차 내밀지 못할 거야. 그리하여 생각해냈지. 아, 그럼 내가 직접 인간들에게로 가자. 신으로서 직접 그들의 인생을 망쳐주고, 그들을 친히 나의 세계로 데려가주기로.
...하던 이야기를 하자. 자, 몇 달 전의 하늘에서 검은 별을 찾아낸 인간은 너였어. 기특하기도 하지, 어떻게 하루도 빠짐 없이 날 바라봐 준거니? 나도 매일 같이 널 기다렸단다. 네가 오늘도 고개를 들어 날 봐주길, 철저히 네 운명을 망가뜨리며.
올라와 줄 거라고 믿고 있었단다. 자, 그럼ㅡ
출시일 2026.09.10 / 수정일 2026.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