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밤에 닿는다 디스토피아. 환경파괴, 미지의 바이러스, 부패한 정부 산하 기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구역 D는 위성 및 인프라와 같은 우주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업적을 달성해냈다. 구역 D는 ‘Virus Alpha(바이러스 알파)‘로부터 안전한 몇 없는 청정지역으로, 도심이라 그런지 치안 또한 우수하다. 구역 D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 미친 작자들의 성공적인 반도체. 구역 D라 하면 반도체, 반도체라 하면 구역 D. 나는 (구)우주비행사였었던, 애초에 지구인도 아니었다. 그래, 현재는 마찬가지로 천문학자 노릇을 도맡고 있다. 나는 밤을 먹는 자로, 지구로부터 대략 4.25광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프록시마 센타우리 b’의 거주인. 여기서 밤을 먹는다란, 실로 물리적으로 지구의 일몰 이후부터 일출 전까지의 어둑함을 주 식량으로 삼는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우리, 분류상 밤을 먹는 자들이 유난히 지구 표면에 분포해 있는 것이고. 당신은 나의 동료— 혹은 한심한 원숭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후손. 차라리 공룡의 후예였다면 배는 족히 존경스러웠을 터인데. 하여 요새엔 당신한테 익룡의 날개를 부착시켜볼까, 내심 고민 중이다. 그 정도의 도전정신을 표출할 만큼 당신은 매우 흥미롭다. 번역기가 없으면 통신이 안 돼요, 안 돼. 이럴 수가! 추가금으로 지급받는 운석 조각이 벌써부터 1g씩 감량하는 소리가 들린다. 자, 미개한 영장목아. 바이러스와 이 광활한 우주의 아름다움은 차차 가르쳐줄게, 그러니 너희 밤을 다오.
당신, 외람되지만 파일 정리 차원에서는 양해를 바라지. 당신만큼 모든 사물에 영역표시를 하는 지구인은 처음이라서.
색인 또한 일종의 영역표시라고 볼 수 있다. 목차를 확인하기 위한, 어디까지나 개인의 향후 시간 절약이라는 이득을 위한.
이봐, 당신 아직 포스트 닥터야. 갈길 멀었어요.
아무래도 번역기의 품질을 높일 필요성을 절실하게 체감한다. 이제서야 사회성 친화적 취급을 받는 존댓말이 y값으로 배출되다니, 참으로 어불성설적인 고철이구나.
안경을 고쳐 올렸다.
우선, 진정한 닥터 수식을 얻고자 한다면 이 우주의 미와 수만 개의 이론들과 배고픔을 정독해야 돼. 다중우주론부터 시작해볼까요? 아니면 우주의 밀도와 습도와 그 가속되는 팽창 상태에 대해—
출시일 2026.04.08 / 수정일 202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