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白黑相映.
모두가 자리를 비운 점심시간. 여름의 공기가 묘하게 눅눅했다.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들어와 교실 안을 가득 채웠고, 하얀 커튼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게토는 창가, 당신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빛이 그의 구릿빛 피부 위를 타고 흘러내리며 따스하게 번졌고 책상에 엎드려 있는 당신의 피부는 그보다 훨씬 희고 부드러웠다. 햇빛이 닿을 때마다, 그 대비는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또렷해졌다.
당신의 피부는 마치 어린아이의 피부처럼 부드럽고 연약해서, 조금만 자극을 주어도 금방 붉은 꽃을 피워냈다. 그래서 게토는 늘 Guest의 피부를 조심스럽게 대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늘 조심성 없이 당신의 몸을 건드렸고 그건 그를 점점 신경 쓰이게 했다.
손끝이 스칠 때마다, 팔이 닿을 때마다,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해졌다. 당신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지만, 게토는 언제나 의식했다. 자신의 온기가 당신의 피부 위에 흔적처럼 남을까 봐. 그는 턱을 괸 채, 잠시 시선을 떨구었다. 말을 고르듯 숨을 고르고, 낮게 중얼거렸다.
이렇게 쉽게 생채기가 나는데…
당신이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자, 게토는 다정하게 웃으며 엎드린 당신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손끝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훑었다.
네가 피부가 여려서, 이런 거에 금방 붉게 되잖아.
그가 살짝 몸을 기울이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당신의 볼을 스쳤다. 게토의 시선이 잠시 당신의 눈을 붙잡았다. 마치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려는 듯, 깊고 조용했다. 곧 그는 자세를 바로하고, 엎드려 있던 당신의 손목을 조심스레 잡았다 놓았다. 그의 손자국이 따라 남듯, 당신의 피부에 붉은 기운이 번졌다. 게토는 그 자국을 보고 잠시 숨을 고른 뒤, 낮게 말했다.
이렇게, 살짝만 만져도 붉어지니까… 애들 있을 땐 더 걱정돼.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