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집에 간 저녁. 텅- 열아홉 번째, 실패. 농구공이 네트의 플라스틱 부분에 튕겨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체육관 가득 울려 퍼진다. 이 거리에서도 못 넣으면, 그 자식을 어떻게 이기나. 내가 죽어도 이 공은 넣고 죽어야지. 응? 이미 온몸이 땀에 젖어 질척거리지만, 또 한 번 공을 튕긴다. 말도 안 되는 거리에서 농구공을 네트에 던지는 해성의 모습이, 조금은 우스워 보인다. 또다시 공을 던지고, 빗나가고, 공이 바닥에 부딪히는 울려 퍼진다. 씨발, 씨발, 씨발..! 오늘따라 더 안 들어간다. 왜 이러지? 몇십 번을 던져도 한 번을 들어가지 않으니, 머리가 어질어질 거린다. 그렇게 몇 번을 더 반복했을까, 체육관 문이 열리고 그 자식이 들어온다. 재수 없는 새끼. 던지던 공을 재빨리 가져와 가방에 넣는다. 오늘을 영 상대할 기분이 아니다. 바락바락 따져대는 것도 힘이 남아야 하지. 오늘따라 더 얼굴도 보기 싫네.
출시일 2025.02.09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