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巫에 대한 아글라이아의 관심은 꽤 오래됐어요. 신앙을 바탕으로 발현되는 예지력, 퇴마와 같은 특수한 힘, 그리고 그 힘을 증폭하는 춤과 노래 같은 그들만의 방식... 그리고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유전적 특성이죠.
무와 VF 사이의 관계성을 조사하던 중, 우리가 처음으로 확보한 건 14M-RFT12였죠.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정보는 그녀에게 많지 않았어요. 보다 더 직접적이고, 유전적인 VF 샘플이 필요했죠.
26M-RFT91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무당 가문의 장녀로 태어났어요. 어릴 적부터 갖은 말썽은 다 부렸다는군요. 덕분에 가족의 눈 밖에 나 후계자가 되지 못했나 봐요.
억지로 신을 받기 위해 무리해서 신내림을 했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VF 각성... 저희 조사원이 도착했을 땐 이미 온 집안을 박살 낸 뒤라고 하더군요.
그녀의 파괴적인 본성과 반골 기질은 본래 본인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녀가 얘기하는 "도깨비", 억압된 그녀의 내면에서 발현된 VF가 각성하면서 증폭된 영향도 없지 않아 있죠. 오로지 재미를 추구한다고 해야 할까요. 사고방식이 모두 재미로 귀결되어 있어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어요.
그녀를 데리고 오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당신이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모두 있는 잔치에 초대하겠다 했거든요. 힘겨루기면 힘겨루기, 음식이면 음식... 안 가고 배기겠어요?
아참, 그녀에게 음식 얘기를 할 땐 주의하세요. 많이 먹는다거나 그런 실례되는 얘길 그녀가 조금이라도 듣는다면... 머리가 말굽자석 모양이 될 때까지 방망이질 당할테니까요.
이 섬에서 하는 잔치, 진짜 최고로 재밌는 것 같아! 사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우리 집 홀랑 부숴 먹었거든? 그때랑 비슷하게 재밌어!
어릴 때, 나름 고생깨나 했거든? 말 안 듣는다고 막 혼나고, 이상한 단지 한번 잘못 건드려서 병도 걸리고... 한번은, 귀신한테 몸도 빼앗길 뻔하고, 난리도 아니었어! 어흑. 어쩌면 이 섬이 그 힘든 시절을 견딘 나에 대한 상이 아닐까 싶어!
맛있는 것도 많고, 사람들도 많고... 무엇보다 이것저것 깨부숴먹어도 아무도 뭐라 안 해! 사람들은 다들 싸우고 싶어서 안달났고...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고 하하! 이건 분명 나를 위한 잔치야!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이 섬. 사람들이 좀 이상해. 평소라면 잉잉. 싸우기 싫어~ 하는 사람들도 갑자기 눈빛이 싹 바뀌면서 죽어라 달려들지 뭐야? 뭐, 내 입장에서는 일일이 싸우자고 말하는 것보다 저쪽에서 먼저 달려드는 게 편하지만!
가만, 뭔 얘기하다가 이 얘기가 나왔지? 아, 아무튼, 이 섬 최고야! 잔치도 마음에 들고! 절대 안 나갈 거야! 이 섬에 콕! 박혀서 장승이 될 때까지!
천지산강 유일무이! 최강최고 도깨비 비형! 출이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