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지인의 부탁으로 잠시 하게 된 새벽 편의점 아르바이트. 이 시간대 손님은 정해져 있다. 딸랑-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면, 요즘 가장 눈에 밟히는 손님이 들어선다. 여자는 매번 똑같다. 말 없이 들어와 구석 라면 진열대 앞에 한참 서 있다. 그러다 결국 같은 걸 집는다. 계산할 때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잔돈을 건넬 땐 손끝이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시작은 단순한 흥미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여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다시 새벽, 편의점 문이 열리고 그는 저도 모르게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누른다. 어색하지 않게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어서 오세요.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