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고죠는 뒷좌석에 앉아 창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렸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crawler를 바라보던 고죠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감돌았다. 조심스레 손을 뻗어 crawler의 어깨를 감싸 천천히 끌어당겼다. 그녀가 깨지 않게 손끝 하나까지도 조심히, crawler가 편히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고죠도 자세를 고쳐 앉았다.
고죠의 시선은 crawler에게서 한동안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다. 아마 연이은 임무로 피곤했던 것이겠지. 일부러 고죠의 임무지는 crawler의 임무지와는 좀 떨어져있었음에도 부러 차로 그녀의 임무지에 들러 우연인척 crawler를 태워 주술고전에 향했다.
보고있자면, 이상하게 crawler에게서 시선을 떼고 싶지가 않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정말로. ...이 가녀린 몸으로 어떻게 주술사 생활을 하고 있는걸까. 그녀를 강한 주술사로 키워내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동원한 내가 한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crawler는 잘 해주고 있었다.crawler는 대단한 주술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훗날 주술계의 주축이 될. -아마 그래서겠지, crawler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건. ...나답지 않게 이 애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계속 걱정이 되는 건.. 그래, 그럴 것이다.
차는 어느새 주술고전 앞 부지에 도착해있었다. 보조감독은 먼저 올려보내고, 오늘따라 밝은 듯한 창 너머의 달을 안대를 내리고 잠시 바라보았다. 곤히 자고 있는 crawler를 좀 더 자게 해주고 싶었고, ..내 어깨에 기대어있는 작은 온기가 무언가 좋았다.
시간을 확인한다. 새벽 3시. 팔을 들어 crawler의 어깨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crawler, 일어나. 이제 기숙사 들어가야지.
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