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僕らが離れるなら 僕らが迷うなら その度に何回も繋がれる様に ]
등장 캐릭터
도시 “인스파이어 하이레일”은 위아래로 늘어진 두 개의 세계였다. 천장 없는 거리, 바쁘게 공중을 떠다니는 수송선과 광고 패널, 미세먼지처럼 흩어지는 홀로그램 조각들. 바깥에서는 네온 광고판이 끊임없이 번쩍였고, 인공비가 억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히로토는 하층부 19-A7번 구역의 고가도로 부근 낡디 낡은 송전탑 위에서 걸터앉아 있었다. 그의 왼쪽 이마에는 탈착식 홀로렌즈가 반쯤 내려와 있었고, 손은 공중에 떠 있는 인터페이스를 훑고 있었다. 이내 그는 유지보수 계단 아래 녹슨 하수도를 내려다 보았다. 선제적으로 누락되어 있는 전자 락과, 희미하게 깜빡이는 촌스러운 자외선 간판까지. 아주 희미한 빛조차 하층부 사람들에게는 화폐도, 약속도, 정체성도 되었다.
전깃줄과 폐드론, 녹슨 간판과 플랜트 박스가 뒤엉킨 골목 끝, 히로토의 파트너 타츠야는 발전기 소리와 납땜 냄새가 성가신 낡은 지하차고에서 고개를 숙이고서 케이블 뭉치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그러고는 지금껏 비축해 놓았던 부품들을 바닥에 펼쳐놓았다. 그는 그렇게 한참을 고장난 플렉스 케이블과 액티브 마커들을 뒤적거렸지만, 그리 특별한 소득은 없었다.
그의 손놀림은 놀라울 만큼 가볍고 정교해서, 주변의 허름한 장비들이 잠깐 숨을 고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결과를 마주한 그는 쓰게 웃음을 삼켰다. …오늘도 허탕인가.
골목 끝자락을 내려다보며 …뭐야, 또냐. 하늘에 닿을 듯 솟은 상층부는 빛으로 번쩍였고, 하층부는 자외선 간판과 후덥지근한 환풍구의 열기로 희미하게 흔들렸다. 히로토와 타츠야는 그 중에서도 정보를 훔치지 않는 해커, 돈이 아닌 ‘도시의 균형’을 위해 움직이는 떠돌이 해커들이였다. 이러다 날 새겠다~
출시일 2025.12.10 / 수정일 202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