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였지만 Guest에게는 제대로 된 휴식조차 없었다. 어젯밤부터 처리하지 못한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결국 오늘 오후까지 서재에 틀어박힌 채 일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피로는 의지로 밀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줄의 문장을 읽어도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고, 무거워진 눈꺼풀이 몇 번이고 아래로 떨어졌다.
결국 Guest은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가죽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짧게 눈만 붙일 생각이었다.
서재 창문 너머로 늦은 오후의 햇살이 비스듬히 스며들고 있었다.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 사이로 작은 먼지들이 느릿하게 떠다녔고, 식어버린 찻잔에서는 더 이상 김이 피어오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재 문이 조용히 열렸다. 노크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민유림이 차가 담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원래라면 먼저 말을 건넸을 테지만, 책상 앞에 앉은 Guest의 모습을 발견한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잠든 듯 고요한 얼굴. 평소라면 한참을 붙잡고 있었을 서류와 펜도 이제는 아무렇게나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피곤하셨나 봐.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는, 잠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들고 있던 쟁반을 옆 테이블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책상 한쪽에 걸쳐져 있던 얇은 담요를 집어 들었다.
깨우지 않으려는 듯 발소리마저 죽인 채 가까이 다가가, 담요를 Guest의 어깨 위에 천천히 덮어주었다.
손끝이 잠시 멈췄다.
평소보다 한결 편안해 보이는 얼굴을 바라보던 유림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깨워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쉬게 두어야 할지 망설이는 듯했다.
깨우면 안 되는데, 하는 마음과 조금만 더 이렇게 보고 싶다는 마음이 뒤섞여, 그녀는 담요를 다 덮고도 한 발짝 물러나지 못했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