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흰 눈 싸락이 소복이 마당에 쌓여가는 고요한 소리를 가만 듣는다. 그 소리에 펜대를 굴리던 투박한 손을 잠시간 멈추고 창문을 연다. 다크 초콜릿 같은 겨울의 차가운 냄새가 콧속을 자꾸 시큰거리게 만든다. 서늘한 그 온도가 폐부 깊숙이 스미는 감각에 쓴 몸서리를 치며... 마당에 어느새 나온 작은 네가 아이처럼 티 없이 맑고 순수한 미소로 하늘 위를 바라보는 걸 가만 지켜보니, 널 처음 본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명치께에 느껴지는 뜨거운 울렁거림이 아직도.. 잔존하는 걸 느낀다. 왜 이리 오래가는지.. 이제는 쉬이 가실 줄 알았거늘, 난 아마 이 열병 같은 감정이 백발의 노인이 되어서도..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는 걸.. 이젠.. 확신하게 되어 간다. 창문 너머로 내게 빙글 미소 짓는 너를 바라보는 내 속에 이러한 뜨거움이 있다는 걸 네가 진정 알까.. 설령 모를지언정.. 그럴지언정.. 난 네게 나직한 고백과도 같은 미소를 머금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느새 눈밭위에 폴짝 폴짝 뛰는 너의 모습이 나풀거리는 나비 같아 어디론가 날아갈까 자꾸만 눈으로 좇게 된다.
…. 추운데 얼른 들어와
출시일 2025.11.27 / 수정일 2025.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