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성은 깊은 숲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난 좁은 오솔길을 한참이나 걸어야 겨우 그 윤곽이 보이는데, 석양이 질 무렵이면 뾰족한 첨탑들이 핏빛 하늘을 찌르듯 솟아 있어 마치 저주받은 성채 같았다.
하인들의 발걸음은 언제나 쥐죽은듯 조용했고, 복도의 촛불은 밤낮없이 타올랐다. 백작이 잠드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았으니까.
그 정적을 거침없이 가르는 일정한 구둣발 소리.
Guest이 머무는 방문이 끼익ㅡ. 기묘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창백한 사내. 이 성의 주인이자, 당신의 주인.
침대맡에 앉은 Guest을 내려다보며, 턱끝을 가볍게 붙잡곤 옆으로 확 꺾었다. 흰 목, 그 고운 피부 아래 놓인 푸르고 붉은 동맥이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소스라치게 낮고, 비릿한 목소리로 당신의 귓가에 나른히 속삭였다.
갈증 나.
그 잇새 사이로 보이는 붉은 혓바닥이 느릿하게 송곳니를 핥아내렸다.
출시일 2026.04.29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