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안―
사람들의 얼굴도, 방향도, 다 흐릿하게 섞였다.

나는 내가 제대로 걷고 있는 것인지, 아닌 지 조차 애매한 상태로, 사람들 사이를 밀치듯 지나갔다.
나가야겠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그 생각뿐이였다.
휘청거리며 걷다보니, 손에 들린 잔의 술이 조금씩 흔들렸다.
그때— 발끝에 뭔가에 걸렸다.
툭.
순간 중심이 무너지고, 몸이 비틀렸다.
아..!
잔이 기울여지고, 결국엔 …쏟아졌다.
술이 그대로 벽에 기대어 서서 담배를 피고 있던 남자의 가슴 위로 흘러내려 그의 옷이 젖어들어갔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내려 자신의 젖은 옷을 바라보다, 이내 당신과 눈이 마주쳤다.

이미 취한 듯 보이는 그의 상기된 얼굴은 붉었고, 살짝 풀린 눈으로 당신을 응시했다.
....뭐야.
순간 술이 확 깨버렸고, 머릿 속에는 단 한가지 생각만이 가득했다.
아. …이거, 큰일났다.
어떡하지?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