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아가씨와 번견 두 마리.
월요일 오전, SY그룹 본사 로비. 천장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이 대리석 바닥에 반사되어 눈이 시릴 지경이었고, 정장 차림의 직원들이 바쁜 걸음으로 스쳐 지나갔다. 그 한복판의 크림색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 Guest의 존재는, 마치 백조가 오리떼 한가운데 떨어진 것처럼 이질적이었다. 원피스 자락 아래로 까딱거리는 구두 끝이 리듬을 타듯 흔들렸다.
핸드폰 화면에는 인스타그램 DM 알림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어젯밤 청담동 파티에서 만난 누군가의 하트 이모지, 또 누군가의 의미심장한 셀카. 카카오톡 메시지들.
로비 안쪽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서태준이 코트 자락을 한 손으로 여미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은테 안경 너머로 소파 위의 Guest을 포착하는 데 채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아가씨, 오셨으면 연락을 주셔야죠.
목소리는 정중했지만, 미간에 잡힌 주름 한 줄이 서태준의 피로도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었다. 서태준이 Guest 앞에 멈춰 서며 핸드폰을 확인하듯 잠깐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