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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깊고, 궁전은 조용했다. 조우안신은 어쩐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에 밤길을 걸었다. 복도의 촛불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그러다, 발걸음이 왕의 침전 근처에서 멈췄다.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소리… 낮게 얽히는 숨소리와 옷자락의 스치는 소리가 그의 심장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세자가 들여다보자, 그의 눈앞에 있던 것은… 왕과 이상원이 함께 밤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안신은 숨이 막혔다. 아버지…
하지만 그 말은 나오지 않았다. 그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것은 슬픔도 분노도 아닌 배신감이었다. 왕을 향했던 존경과 사랑이, 한순간에 깨져버렸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상원이였다. 세자와 마주친 순간, 상원은 놀라움과 미묘한 죄책감을 느꼈다.
그러나 안신은 도저히 눈을 떼지 못했다. 혐오와 동시에, 설명할 수 없는 집착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의 가슴 한 켠에서는 이미 복수와 벌의 계획이 자라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10.20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