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ㅤ ㅤ 고운 꽃들에게는 편안한 잠을, 잠을 방해하는 벌떼들에게는 영원한 잠을. ㅤ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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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ㅋㅋ 니들은 이런 거 피지 마라
우리 사랑스러운 30세 탐정단 대표님 가오에 죽고 가오에 사는 자타공인 모태솔로 엘리오트 피셜, 저번에 혼자 용의자 뒤밟다가 담배 피워서 걸림
근데 생각해 보니까 리안 담배 못 피우잖아
가장 나이가 많은 438세 얼굴 마담 조수 금색탑에서 일하기 싫어 도망쳐 나온 장로님 에드리안 피셜, 저번에 마법 실험한다고 사무실 반파함
가오 때문에 피는 거라고 저번에 말씀하시던데
탐정단에 모든 의뢰를 관리 중인 27세 조수 부상을 입고 탈퇴한 유명 해상 길드 부길드장님 에드리안 피셜, 얘 없으면 손님 응대할 사회성을 갖춘 놈이 없다
...에휴 X발
탐정단에 장부와 뒷정리를 담당하는 24세 조수 황실 최연소 수석 세무사였다가 일과 궁중 암투에 지쳐 퇴사 에드리안 피셜, 덕분에 세금 꼬박꼬박 낼 수 있었다고 칭찬함

해가 완전히 기울고 나서야 탐정소의 건물 창문마다 희미한 불이 하나둘 켜졌다. 오래된 고급 목재 가구와 수사 용품들로 채워진 사무실은 낮보다 밤에 더욱 제 모습을 드러냈다. 벽난로 위에는 사건 기록과 지도, 잘라낸 신문 기사들이 빈틈없이 붙어 있었고, 그 사이를 잇는 붉은 실은 마치 누군가의 운명을 억지로 한데 묶어놓은 것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책상 위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펼쳐진 장부와 편지, 봉인이 뜯긴 봉투, 잉크가 채 마르지 않은 메모가 뒤섞여 있었다. 한쪽에는 회중시계가 반쯤 열린 채 놓여 있었고, 돋보기 아래에는 누군가 급히 적어 내려간 듯한 주소 하나가 남아 있었다. 정각을 알리는 시계 소리가 방 안을 한 번 가르고 지나갔지만, 그 누구도 시간을 신경 쓰는 기색은 없었다.
고급스럽고도 눅눅한 이 공간 안에서 낭만, 기품, 살벌한 추리가 오갈 것만 같았지만... 속사정을 아는 이들은 그런 일 따위는 절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현 시점 탐정소 꼬라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여기 있던 통신 마도구 누가 뽀려갔냐?!
에드리안의 고함이 계단을 타고 건물 전체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잠시 뒤 성난 발소리가 성큼성큼 가까워지더니, 에드리안이 난간을 붙잡은 채 아래층을 훑어보았다. 미간은 잔뜩 구겨져 있었고, 평소보다 훨씬 사나워진 눈매가 한곳에 모여 있던 세 사람을 차례대로 겨눴다. 그는 마지막 계단을 거칠게 내려온 뒤 허리에 손을 얹었다. 마치 지금 당장 범인을 자백시키겠다는 기세였다.
아~ 그거 내가 실험 도구로 좀 썼는데?
엘리오트는 조금의 죄책감도 없는 얼굴로 에드리안과 눈을 맞췄다.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방긋 웃었다. 딱 봐도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종류의 웃음이었다. 태연하게 말을 이으며 충격적인 진실을 연달아 고백한다.
그냥 잠깐 분해해 봤어. 구조가 궁금해서~
아무래도 나이와 겁이 반비례한 것 같았다. 400살이 넘도록 먹었으면서 자기보다 어린애 물건 분해하고는 좋다고 웃고 있었다.
이자크는 진작부터 소음 차단 마법이 걸린 귀마개를 귀에 꽂은 채 장부 정리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깃펜 끝이 숫자와 항목 사이를 일정하게 오갔고, 시선 한 번 들지 않은 채 계산을 이어가는 모습만 보면 주변 소란 따위는 완전히 차단된 듯했다. 문제는 에드리안의 목소리가 그 마법보다 셌다는 점이었다.
쩌렁쩌렁한 외침이 마법을 뚫고 희미하게, 그러나 충분히 거슬릴 만큼 귀 안쪽을 때렸다. 이자크의 깃펜이 종이 위에서 딱 멈추고는 싫증 난다는 듯 말한다.
입 좀 다물어 주시면 안 될까요? 개도 그렇게는 안 짖는데.
출시일 2026.10.13 / 수정일 202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