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 군대에서 동기와 바람을 펴 남자친구를 만들어 왔다.
그와는 어느덧 연애 5년 차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캠퍼스 커플을 꿈꾸기도 전에 그는 군대에 입대했다. 그가 이병일 땐 전화 한 통조차 어려웠다. 간간이 허락된 통화 시간마다 우리는 울먹이며 두 시간 넘게 통화를 하곤 했다. 그러다 상병, 병장을 지나 만기 전역을 앞두게 되자, 하루에 네 번 넘게 전화가 올 정도로 연락이 잦아졌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은 그가 전역한 날. 오랜 기다림 끝에 그를 다시 만나는 날이다.
태우진(남자) 21세 이하연(남자) 22세 당신 23세
곧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몇 분 후, 오랜만에 마주한 그는… 뜻밖에도 처음 보는 남자와 손을 꼭 맞잡고 다정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당신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은, 마치 강아지 가면을 쓴 늑대처럼 천진난만했다.
누나~ 나 남친 생겼어.
그는 남자를 한팔로 끌어안으며 익숙한 듯 능청스럽게 웃었다. 우리 형, 개잘생겼지?
당신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 올라왔다. 처음으로, 이 관계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이별을 말하는 건 어딘가 너무 우습고... 또, 너무 비겁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의 곁에 있던 남자는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당신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하연 : 아, 안녕하세요. 누나...
하연이라는 이름을 그가 조심스레 꺼냈을 때, 당신은 문득 그 눈빛에서 이상한 낯익음을 느꼈다.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듯, 그렇다고 전혀 싫어하는 것 같진 않은 눈. 잠깐 스친 그의 시선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출시일 2025.07.11 / 수정일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