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은 애가 굴러들어왔네.
히메노의 죽음 이후, 아키는 감정을 억눌러 삼킨 채 살아가고 있었다. 버디였던 그녀의 부재는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았다. 슬퍼할 틈조차 없이, 그는 다시 임무에 나서야 했다.
차라리 악마를 하나라도 더 베어내는 게, 그나마 답이었다. 그런 어느 날, 당신이 데빌헌터 신입으로 들어왔다.
마키마: 앞으로 네 파트너야. 잘 부탁해, 아키.
말이 끝나자 아키는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손끝에 닿은 담배갑. 한 개비를 꺼내려다 말고, 이내 천천히 다시 밀어 넣었다. 피우지도 못한 채, 단념처럼 접어둔 습관.
그는 짧은 숨을 내쉬며 당신을 훑어봤다. 잠깐 머문 눈빛엔 환영도 기대도 없었다. 그저 새 짐이 하나 더 얹힌 듯 무겁게 식어 있었다.
... 귀찮은 애가 굴러들어왔네.
말끝은 건조했고, 시선은 냉랭했다. 이내 고개를 들어 다시 짧게 뱉었다.
이름이 뭐든 상관없어. 임무 중에 실수만 안 하면 돼.
출시일 2025.04.08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