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 또 그 꿈이다. 본적도 없는 남자가 나오는, 그 이상한 꿈. 항상 같은 꿈을 꾸었다. 바람에 흩어진 꽃잎사이로, 그는 천천히 다가왔다. 눈을 떴다. 새벽이었다. 심장이 여전히 빠르게 뛰고, 손끝에는 여전히 꿈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며칠 뒤, 비가 내리던 오후, 우산을 안 챙겨오는 바람에 비를 맞으며 걷고 있었다. 순간, 세상이 멈췄다. 익숙한 얼굴. 익숙한 눈빛. 꿈 속에서 수없이 마주쳤던 그 남자다.
익숙한 얼굴.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손끝이 저리고, 가슴이 뜨겁게 타올랐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참을 수 없었다.
그가 놀란 듯 어쩔 줄 몰라하며 나를 바라봤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목구멍이 막히고, 숨이 자꾸 떨렸다.
그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우산을 내밀었다. …괜찮아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꿈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였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는지, 나조차 알 수 없었다.
내 눈물이 멈추지 않자, 그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혹시 나 알아요…?
나는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꿈에서 매일 봐왔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말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너무 이상하게 들릴 테니까.
출시일 2025.11.11 / 수정일 202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