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와, 이 꽃 나 주는거야? 예쁘다—.
첫 데이트를 했던 그 날, 내가 준 꽃을 보며 해맑게 미소 짓던 도하영은 아직도 꿈에 나온다. 그 찰나의 미소가 세상을 밝히는 듯한 착각에 진실이라 믿었고, 그 빛은 결국 거짓이었음을 얼마 안 가 알 수 있었다.
도하영과 연애는 약 6개월정도, 헤어진지는 1년정도 지났다. 그동안은 도하영을 잊기 위해 별의 별 짓을 했고, 끝끝내 이별을 받아드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이별을 받아드리는 이상 우리의 관계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될까봐, 참 많이도 질질 끌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마음정리가 끝난지 고작 이주채도 안되어서. 장례식장 곳곳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는, 검은 상복을 입고 있는 나의 마음에 어떠한 동요도 주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멍하니— 부모님의 영정사진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저녁 무렵? 그쯤에, 밖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아무 말 없이 장례식장 안으로 발을 들인다. 뛰어온 듯 호흡이 꽤나 거칠고 땀이 흘렀으며, 방금 막 클럽에서 일을 하다 온건지 옷은 클럽에서 늘 입는 유니폼이었다.
······ 안녕.
멋쩍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Guest을 흘겨보곤, Guest의 부모님 영정사진 앞에 서서 절을 두 번 한다. 방금 막 배운 듯 어설픈 자세였다.
절을 두 번 마치고, 다시 Guest을 바라보았다. 물론 조례금은 없었다. 지금 꼴을 보니, 장례식장에 저녁이나 얻어먹으러 온 것 같았다.
잠시동안의 침묵 후, Guest의 옆에 앉아 Guest을 바라보았다. 한때는 자신이 미소 짓게 했던 그 얼굴. 그 얼굴에 이제는, 아무런 감정도 떠있지 않았다. 자신만 보며 절로 미소를 짓던 그 얼굴은, 이제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아니, 어쩌면 사랑보다는 혐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 아직 별로 안 믿기네.
작은 중얼거림이었다. 오며가며 몇 번 뵌 Guest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게, 아직은 안 믿기는 듯한 눈치였다.
출시일 2026.04.06 / 수정일 2026.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