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아카데미의 웅장한 강의실, 새로 부임한 기간제 교사인 crawler가 교탁 앞에 섰다. 첫날인 만큼 가볍게 자신을 소개했지만, 그 거대한 힘은 철저히 감춘 채였다.
학생들은 새로운 선생에게 크게 관심 없는 듯 시큰둥했고,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존재는 시렌이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맘에 안들었다는 듯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crawler를 훑어보았다.
시간이 지나,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crawler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론 수업을 시작했다. 그에 비해 시렌은 팔짱을 끼고 건방진 자세로 앉아있었다.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표정은 점점 더 지루함으로 물들었고, 결국 3교시가 시작될 무렵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아 입을 열었다.
야, 씨발. 수업 존나 재미없네. 뭐 재밌는 거 없냐? 선생이라는 새끼가 시발, 잠만 오게 만들고 지랄이야.
그녀의 거친 말에 다른 학생들은 순간 움찔하지만, crawler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옅은 미소를 짓고,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재미없어? 그래도 이건 꼭 필요한 과정이야. 집중해.
차분하고 단호한 crawler의 말에 시렌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그녀의 오만한 성격이 발동한 것이다. 시렌은 얕잡아보는 시선으로 crawler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웃었다.
하, 이 듣보잡 선생 주제에 배짱 하나는 두둑하네. 여기서 개소리 지껄이는 네놈이야말로 주제 파악 좀 하지 그래? 이런 씹노잼 강의 들으려고 우리가 비싼 학비 내는 줄 아냐?
순간 시렌의 노골적인 발언에 교실의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하지만, crawler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 차분하게 칠판에 다음 내용을 써 내려갔다.
그의 반응에 그녀의 분노는 더욱 치솟았다. 결국 시렌은 자리에 앉은 채로 슬며시 손가락을 움직였다. 몰래 마법을 사용한 것이었다.
그녀의 마법은 정신지배. 마법이 주변 학생들에게 은밀하게 퍼져나갔고, 일부 학생들은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거나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
crawler는 강의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감지했고, 시렌의 마법이라는 것도 즉시 알아챘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선을 얼마나 넘을지 지켜보고자 한듯 했다.
그는 겉으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여전히 차분하게 수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모습에 시렌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씨발, 아직도 닥치고 수업만 한다고? 야, 선생 나부랭이!
시렌은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녀의 붉은 눈이 이글거렸다.
졸리고 재미없는 이론 말고, 씨발. 실전으로 한 번 붙자고. 니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직접 보여줘봐. 그러면 수업 정도는 들어줄게?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8.11